지난4년동안 국내 자본시장이 국제적인 단기 부동자금(핫머니)의 각축장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이 개방된 지난 92년 1월부터 작년말
까지 4년동안 유입된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은 총 2백91억1천만달러로 이중
외국으로 빠져나간 금액은 절반이상(58.6%)인 1백70억7천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따라 국내 자본시장은 외국인의 장기적인 투자나 지역별 포트 폴리오를
위한 투자 대상이기 보다는 핫머니가 일시에 몰려 들었다가 썰물처럼 빠져
나가는 단기투기시장으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주식시장 개방 직후에는 유입된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중 20%정도만이
유출됐으나 94년 이후에는 대외송금 비율이 연간 70%이상에 달해 핫머니의
유출입이 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이 처음으로 개방된 지난 92년과 다음 해인 93년에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27억3천만달러와 76억4천만달러가 각각 유입됐으나 같은
해의 대외 송금액은 6억6천만달러와 19억4천만달러로 유출비율이 각각
24.2%와 25.4%에 불과했다.

그러나 94년에는 유입액이 86억달러인 반면 유출액은 77.8%인 66억9천만
달러, 작년에는 유입액이 1백1억4천만달러인 반면 유출액은 76.7%인 77억
8천만달러에 달해 그만큼 단기자금의 유출입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자본시장에 국제적인 단기 유동자금의 유출입이 심해짐에 따라 관련
당국이 통화와 환율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반 투자자들도 이들
자금에 의해 움직이는 주가의 향방을 예측하기 얼워 적지않은 피해를 보고
있다.

한은은 국내 자본시장에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입이 심해지고 있는 것인
사실이나 이는 핫머니가 많기 보다는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 확대를 비롯한
개방화 조치와 국내 정치및 안보상황, 멕시코 금융위기와 같은 국제
금융시장의 변화에 따라 움직이는 면이 강하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