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이치에서 가장 놀라운 것 중의 하나는 전환의 법칙이라고 할수있다.

전환의 법칙이란 계절이 바뀌거나 물줄기가 바뀌게 될때 어떤 형태로든
사전에 암시가 온다는 것이다.

철이 바뀌게 될때는 하루중 일교차가 크게 나타나 금방 환절기임을 알수
있다.

잘 흐르던 물줄기도 방향을 바꾸려 할때는 유속이 빨라져 그 변화를 미리
예고해 준다.

이런 현상에서 볼수있는 변화의 이치가 갖는 공통점은 고요하고 평온하던
흐름이 갑자기 진폭이 커지고 굴곡이 많아진다는 점이다.

이러한 자연의 이치는 논리와 탐구로 변화를 발견하고 예언하려는 인간의
노력을 무력하게 만들기도 한다.

주식시장에서 주가흐름이 일정한 방향을 갖는다면 그 방향이 변하려 할때
이를 먼저 예측하는 일은 가장 어려운 승부이자 가장 본질적인 승부라고
할수 있다.

그런데 바로 이런 방향의 전환국면에서 주가는 곧잘 자연의 이치를 드러내
보인다.

갑자기 흐름이 빨라지거나 잦은 등락을 보이게 될때는 대개는 이제까지의
기본흐름이 바뀌게 될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변화를 보고 장기 흐름의 변화를 예측할수 있는 안목은 말이
그렇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단기 흐름이 빨라지면 오히려 단기 승부에 빨려들어 장기 흐름의
변화를무시하기 쉽상이고, 만일 관망하는 입장이라면 이같은 혼조국면에서는
판단이 흐려져 잔뜩 불안감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기 주가의 운동량이 많아지고 불연속선이 빈발하다면 이런 일은
주식투자에서는 반드시 예사롭지 않은 현상이다.

무언가 이제까지의 기본흐름이 변하려는 조짐을 강력하게 시사한다고
보아야 한다.

지난 연말부터 연초로 오면서 주식시장의 하루중 등락은 물론이고 전체의
흐름이 아주 격랑을 방불케 한다.

그간의 경험으로 보아 한마디로 무언가 큰 줄기가 변화하려는 전조로
보여져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이를 두고 장세가 어떤 방향으로 변할 것인가를 점친다면 그것은 또다른
얘기가 되겠지만 아무튼 중요한 것은 증시의 환절기라는 예감은 어쩔수
없다.

자연의 환절기에 가장 조심할 것이 감기라면 증시의 환절기에 가장 조심할
일은 굳이 자신만의 주장과 소신을 내세워 이와 맞서려는 자세이다.

주가의 전환기에 너무 자기 주장이 강하면 가랑비에 옷젖는다는 말을
실감하기 십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