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알고보면 생활의 일부분"

"10년 연구결과 10분이면 남의 손에"

"말과 던진 돌은 다시 돌이킬 수 없다"

"입을 다물줄 모르는 자는 문이 닫히지않는 집과 다름없다"....

얼핏 병영막사에나 붙어있을 것 같은 이들 표어는 요즘 주요 기업들
생산현장과 사무실 게시판의 단골메뉴가 돼버렸다.

이런 가운데 상당수의 기업들이 보안담당관직을 신설하는가 하면
외부강사로 정보전문가들을 초빙하는 등 보안시스템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있다.

이같은 추세는 국제경쟁의 격화와 컴퓨터등 통신의 발달로 인해 기업
보안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있음에 따라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LG반도체는 올 1월부터 3월말까지를 보안생활강조기간으로 정하고 각
부서별로 보안점수를 매겨 연간사업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특히 외국손님들로부터 받은 시계등 각종 기념품들을 사무실
내에 두지 못하도록 하고있다.

혹시 도청장치가 돼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회사의 윤정세상무는 "이제 IC카드를 통한 출입통제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이라며 "내부보안뿐만 아니라 외부로부터 컴퓨터해커의 침입 등
모든 보안사고에 대비하기위해 다각적인 보안네트웍을 구성하고있다"고
소개했다.

울산의 현대자동차는 체계적인 보안교육을 위해 지난 12월말 "이것이
보안이다"라는 보안전문책자를 발간했다.

보안교육은 한달에 두번씩 정기적으로 실시하고있다.

이 회사의 보안책임을 맡고있는 최범식과장은 "자동차업종의 특성상
기술의 외부유출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현장사원들에게 영업비밀
보호의 중요성과 책임을 강조하고있다"고 말했다.

대우도 최근 보안업무의 중요성을 감안, 보안기능과 담당부서의 확대
개편을 추진하고있다.

특히 비밀문건보관장소와 분류방법, 처리규정 등에 대한 세부규정을
마련중이다.

양현봉 경영기획부과장은 "그동안 보안업무는 비상계획부에서 해왔으나
올해부터 기획부에서 총괄하고있다.

정보관리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고려할 때 보안업무도 이제 전문분야"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한달에 한번씩 국가안전기획부등 외부전문가들을 초빙,
교육도 실시하고있다.

실제로 안기부의 경우 지난해부터 주요기업들을 대상으로 보안기법교육과
함께 경제정보수집활동을 위한 기업과의 협조를 도모하고있다.

올들어 많은 사업장에서 보안담당관직이 신설된 것도 안기부의 역할이
상당히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쌍용도 정보기관의 보안시스템을 도입하고있다.

해외지점과의 전화통화나팩스통신때 반드시 담당과장을 통해 보고체계를
유지하고 통신보안에 대한 각종 주의가 환기되고있다.

이 회사의 보안업무를 맡고있는 이영길씨는 "분임보안담단관의 허락없이는
컴퓨터사용이 통제되고 전산실도 비밀취급인가증이 없는 사람들은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안체계를 설명했다.

이밖에 복사기 메이커인 코리아 제록스는 모든 문서를 "대외비" "금복사"
등 등급을 매겨 관리하고있어 다른 사업장의 모범이 되고있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