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지난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감수하며 일본 자동차시장을 열어젖혔다.

그러나 시장이 열린 뒤에도 유럽 업체들이 더 재미를 보고 있다.

브뤼셀에 있는 유럽자동차제조협회에 따르면 유럽업체들은 지난해 일본
시장에서 22만1천1백87대의 자동차를 팔았다.

반면 미국은 12만2천8백72대를 파는데 그쳤다.

그것도 일본 상표를 부착한 자동차가 대부분이었다.

유럽이 판매한 자동차에는 흔히 계산에 넣지 않은 미니카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수치가 다소 과장돼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일본 소비자들은 아직도 미국차보다는 유럽차를 더 선호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 도쿄사무소의 앤터니 밀링턴 소장은 지난해 미국이
강력한 압력을 가해 일본시장을 여는데 성공했지만 제너럴모터스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의 일본시장 점유율은 0.9%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들의 대일수출은 11.4% 증가한 3만8천1백50대에 불과했다.

언듯 보기엔 증가율에서는 미국이 다소 앞선다.

일본 자동차시장에서 유럽차의 판매증가율은 29.5%, 미국차의 판매증가율은
34.1%였다.

그러나 미국에서 들여온 자동차의 대부분은 일본업체들이 만든 "일본차"
였다.

한편 일본자동차수입자협회는 지난해 승용차 트럭 및 버스 수입이 총
38만8천1백62대로 94년보다 28.8% 늘었으며 이 가운데 승용차는 36만2천2백
65대로 31.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또 수입차 시장점유율(10.2%)이 처음으로 10%선을 넘었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