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대장경의 전산입력작업이 마무리됐다.

해인사 고려대장경연구소(소장 종림스님)는 삼성문화재단과 삼성전자의
도움을 받아 95년2월 시작한 팔만대장경의 전산입력 작업을 완료,19일 1장의
CD롬으로 선보인다.

팔만대장경의 전산화는 민족유산의 현대적 보전및 고려대장경 연구의 기초
자료 확보뿐만 아니라 불교학 연구와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
작업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작업과정을 통해 팔만대장경의 총글자,서체및 이체자수가 밝혀진 점 또한
커다란 수확으로 꼽힌다.

그동안 논란이 많던 팔만대장경의 글자총수는 5,280여만자로 확인됐으며,
2만 2,000여자로 알려졌던 서체수는 3만450여자,학계에 1,274자로 보고됐던
이체자는 모두 1만4,200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1237~1251년 제작된 고려대장경 원본 8만1,134판을 모두 입력한 이 작업에
는 1년동안 총13억원의 예산과 40여명의 전문인력이 투입됐다.

특히 이번 작업중 제작진은 구양순체로 이루어진 대장경 글꼴이 국내에
없어 새로 글꼴을 만들었는가 하면 의미는 같지만 모양이 다른 이체자를 모
두 변환,입력하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쳤다.

고려대장경연구소는 "교정작업및 검색프로그램의 미비로 실제 사용하는데
는 아직 어려움이 있다"며 "올해안에 교정.표점작업및 검색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예산 43억여원을 확보,97년초에는 실용 가능한 CD롬을 내놓을 계획"이
라고 말했다.

연구소측은 또 올해부터 한글대장경 전산화에 착수하는 한편 현존하는 모
든 대장경의 전산화작업과 팔만대장경 훼손에 대비한 대장경 판본의 영상입
력작업을 추진할 작정이다.

한편 고려대장경연구소와 삼성문화재단은 19일 오후2시 세종문화회관에서
팔만대장경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및 전산입력작업 완료를 기념하는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1부 세미나,2부 고려대장경 입력 CD롬 전달식및 리셉션으로 나눠 진행되는
이날 행사에서는 세계전자불전협의회회장인 미버클리대 루이스 랭카스터교수
와 이태녕(서울대) 소흥렬(이화여대)교수등이 주제발표에 나선다.

특히 랭카스터교수는 주제문 "불전전산화의 의의"를 통해 목판 대장경을
살아있는 현대의 전자매체로 전환한 의의와 함께 전자화된 대장경의 학문적
종교적 역할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고려대장경연구소는 팔만대장경의 지속적인 전산화와 보존작업에
필요한 기금 조성을 위해 "1사람 1글자 만들기 팔만인운동"을 전개할 계획이
다.

<김수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