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는 올해부터 기존 성장위주정책에서 탈피, 물가 실업 소득격차
등 구조적인 문제해결과 경제안정에 초점을 맞춘 제9차 5개년(96~2000년)
경제사회발전계획의 시행에 들어갔다.

한국을 포함, 서방국가들은 이같은 중국거시정책의 실현 가능성과 함께
국제경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중국이 안정과 성장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해결해야할 여러
가지 과제들은 얽히고 설켜 있을뿐 아니라 해결에 실패할땐 중국사회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제현안과제 해결과 맞물린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국유기업의
개혁 등은 경쟁국가에 직간접적인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방경제전문가들은 ''국영기업의 만성적자와 실업문제 등을 해결하지
않고는 중국경제의 연착륙(Soft-landing)은 기대하기 어렵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중국이 안고 있는 제반문제를 점검해 본다.

<>인플레이션 = 중국정부의 강력한 긴축정책으로 물가는 다소 안정세로
돌아섰으나 식량부족과 과다한 통화팽창으로 상당기간 고물가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수요와 공급 양쪽에 기인하고 있어서
개선이 그만큼 어렵다고 분석한다.

공급측면에서 생산재와 원자재의 통제가격철폐로 생산비용이 상승한데다
농산물가격자유화, 부가가치세도입, 인민폐 평가절하 등으로 제품가격의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요측면에서 근로자의 소득수준향상으로 소비가 급격이 늘고 고정자산
투자가 급팽창하고 있는 것.

중국인민은행은 올해의 물가억제선을 10%로, 97~2000년엔 6~7%선으로 잡고
있으나 이의 달성은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지난 94년 중국의 물가는 21.7%가 뛰었고 지난해에도 15%대의 높은 인상률
을 보였다.

<>국유기업 적자 = 전체 국유기업중 적자기업은 88년 10.7%에서 95년
6월말 현재 43%로 증가했다.

적자국유기업이 늘어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각 국유기업이 적자축소노력은 소홀히 한 채 중앙정부의 적자보전에 의존
하고 있으며 종업원및 가족에 대한 주택 의료 사회보장 복리후생비용 부담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긴축재정에 따른 경영자금압박과 설비노후화, 시장수요및 경쟁력을 감안
하지 않은 제품생산도 적자를 가중시키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국유기업이 중국공업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78년 76%선이었으나
점차 낮아져 지난해엔 40%대로 떨어졌다.

<>도농간 소득격차와 연해/내륙간 발전 격차 = 80년대 중반 이후 도시
중심의 공업화가 추진되면서 지역간 소득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도시와 농촌의 1인당 소득격차는 85년 1.7대 1이었으나 지난해 3.0대 1
(잠정)로 벌어졌다.

또 최고소득지역인 상해시와 최빈지역인 귀주성과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
비율은 9.3대 1에 달한다.

<>농업침체와 식량감소 = 인구 12억의 중국식량문제는 국내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국제곡물가를 일시에 치솟게 할 가능성이 높다.

서방국가들이 우려의 눈길을 보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이를 감안해 "앞으로 식량수급전망을 내놓지 않겠다"고 밝힐
정도이다.

연간 4억4,500만t의 곡물을 생산해온 중국정부는 2000년에 5억t, 2020년에
6억7,500만t의 곡물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나 이의 실현 가능성은
희박한 실정이다.

80년대초 이후 농업에 대한 투자가 부진해지면서 연간 1인당 곡물생산량은
394kg(84년)에서 95년 370kg(잠정)으로 감소했다.

생활수준향상에 따른 쌀과 밀등 곡물소비의 증가와 연간 1.12%의 인구증가
는 중국의 식량난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월드워치연구소(미)는 "2030년 중국의 식량자급률이 50%를 하회할 것"
이라며 "중국의 식량난으로 국제곡물가격이 폭등하는 등 세계적인 식량위기
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고용불안확산 = 도시지역의 공식실업률은 현재 2.9%에 불과하나 잠재
실업자를 감안하면 15~16%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중국 노동부는 향후 5년간 부실기업과 농촌인구 도시유입으로 실업문제가
중국경제의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환경문제 = 급속한 공업화와 외자유치과정에서 공해산업이 대량 유입
된데다 만성적자를 겪고 있는 국유기업이 환경보호를 등한시, 중국의 환경
문제가 전세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월드워치연구소는 현재 중국이 전세계 대기오염물질의 10.6%를 방출하고
2000년엔 이산화탄소배출양이 전세계 배출량의 30%에 달해 향후 5년 이내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오염배출국가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하천중 3분의 1이 오염되고 도시와 촌락의 물 가운데 절반 가량이
식수에 부적합하다"고 중국정부는 밝혔다.(95년3월 수리부장)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