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세계 금융시장을 휘청거리게 만들었던 멕시코경제가 요즘 서서히
안정궤도에 접어들고 있다.

이른바 ''데킬라파문''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모습이다.

멕시코경제의 회복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대목은 부동산시장.

멕시코은행들이 골칫덩어리로 여기고 있는 부동산담보물들이 요즘 새로운
주인을 맞고 있다.

새로운 주인은 대부분 외국인들로 멕시코경제에 대한 외국인들의 낙관적인
시각을 반영하는 셈이다.

최근 미국의 모건스탠리부동산투자신탁과 멕시코의 호텔그룹 포사다스가
앞으로 18개월동안 멕시코의 호텔들을 매입하는데 2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나섰다.

공동으로 자금을 대고 운영은 포사다스가 맡기로 합의하고 이같이 선언
했다.

멕시코언론들은 모건스탠리와 포사다스의 이 선언을 대서 특필했다.

지난 94년12월 페소화가 대폭 평가절하된뒤 대형외국인 자금이 멕시코로
들어오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었다.

모건스탠리와 포사다스는 2억달러의 자금으로 멕시코 주요도시에 있는
호텔과 리조트시설을 아주 싼값에 사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왜냐하면 현재 멕시코에서 매물로 나와 있는 호텔들은 대부분 은행이
저당권을 설정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페소화가치 하락으로 당초 저당권을 설정할때 보다 호텔의 값이
형편없이 떨어졌지만 가격에 상관없이 우선 부실채권을 빨리 줄어야 하는
형편에 놓여 있다.

남미 최대의 호텔체인운영업체인 포사다스는 이미 멕시코에 40여개의 체인
을 거느리고 있는데 이번에 모건스탠리와 공동으로 값싸게 호텔들을 매입해
멕시코 관광숙박업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확보할 계획이다.

포사다스는 경제회복을 계기로 외국인관광객들이 다시 멕시코로 몰려들고
있어 호텔의 부동산가치뿐만 아니라 자체 수익도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
하고 있다.

멕시코경제의 청신호는 최근 멕시코정부가 발행하고 있는 각종 국공채가
원활하게 소화되는데서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멕시코정부는 최근 외국인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6억9,470만달러규모의
대형국채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지난해 멕시코의 물가상승률이 51%에 달했던데 비해 이 국책의 보장수익률
은 연리 10.4%에 불과했다.

외국인기관들이 멕시코가 인플레를 점차 억제하는 가운데 건실하게 성장할
것으로 확신하지 않는한 이런 국채를 선뜻 매입하긴 어렵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