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변신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그룹은 지난주
사외이사제를 도입한다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전경련 등 재계단체는 현대의 사외이사제 도입과 관련, "비자금파문이후
정경유착 청산 및 투명경영 정도경영 기반을 다지는 용기있는 결단"이라고
평가하면서 현대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다른 대기업들도 현대의 전격적인 사외이사제도입에 정부와 재계간의
논란끝에 현대가 마침내 이제도를 도입하면서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고있다.

사외이사제는 지난해 국무총리산하의 세계화추진위원회가 <>공정경쟁유도
<>오너의 전횡 제한 <>전문경영인에 의한 자율경영 제고 <>소유경영의
분리추진 등을 위해 도입을 추진했다가 재계의 강력한 반대로 보류된
바 있다.

그런데 현대가 이를 도입키로 함에 따라 이 제도를 도입하지 않을 수 없는
대세가 될것이라는 게 기업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일부의 선진국가에서 실시되고 있는 사외이사제도가 국내 기업에서도 실시
되게 됨에 따라 앞으로 일반소액주주의 권익보호가 보다 충실해질것으로
보일뿐만 아니라 정경유착 근절도 가능해지는 등 여러가지의 긍정적 작용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경영전반에 걸친 실질적인 감시와 감독이 강화되어 부실경영의 방지와
건전한 경제질서 확립에도 기여하는 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사외이사제도 기업의 오너가 기업주의 친인척 등으로
사외이사를 배치, 그 운영을 형식화해버린다면 효과는 반감해버리고
말것이다.

우리나라 기업사상 처음으로 도입되는 사외이사제가 어떻게 운영되어
어떠한 실효를 거둘지 앞으로 예의 주시하고자 한다.

정용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효자촌>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