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겨울가뭄으로 남부해안 도서에서는 바다의 염도가 높아져 어장이
피해를 보는등 식수난과 함께 2중고를 겪고 있다고 한다.

특히 연안어장은 민물이 줄면서 플랑크톤이 제대로 생성되지 않아 어패류가
거의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이번의 겨울가뭄은 영.호남에 이어 중부지방으로 번지고 있는데 일부지방
에선 먹을물 조차 모자라 제한급수를 실시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와 엘리뇨현상등으로 가뭄과 홍수 이상기온 냉해
등 기상이변이 계속되는 가운데 겪는 가뭄이기에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이러한 기상이변은 공업화에 따른 산림훼손의 증가로 강우의
불확실성이나 극심한 가뭄 또는 홍수가 돌발적 변칙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세계의 기상학자들이 전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물부족문제를 일시적 가뭄대책 차원이 아닌 항구적이고
근본적인 자원관리 차원에서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들은 시원스런 대책을 찾지못하고 있는 실정
이다.

건설교통부는 뒤늦게나마 전남 도서지방에 식수공급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한 "가뭄대책방안"을 확정하는 한편 정부종합대책은 관계부처와
당정협의를 거쳐 마련중이라고 한다.

목마른 현장의 갈증을 해소시키려면 좀더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며 곧바로
시행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된다.

당장 급한 것은 먹을 물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지하수 개발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급수운반체계를 강화하여 식수공급이라도 먼저 해결하는
일이다.

지하수 개발이 여의치않은 지역이나 도서지방등에는 식수공급방안을
별도로 마련해야한다.

이러한 단기대책에 필요한 예산과 장비 인력등 문제는 최우선과제로 신속한
결정과 지원이 있어야 한다.

또한 지하수개발과 식수공급에서 강조되는 것은 수질을 포함한 위생상의
문제이다.

모자라는 물의 양에만 신경을 쓰고 수질은 도외시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동안 여기저기 뚫어놓은 지하수개발 구멍(폐공)의 뒤처리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하수 정수에 신경을 써야함은 물론 공급과정에서도 오염되지않도록 해야
할것이다.

이를 위해 다목적댐 건설의 확충과 지역별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물의 공급측면에서 투자확대가 필요한만큼 수요관리측면도 장.단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물 아껴 쓰기라든가, 식수원 보호운동의 확산, 낡은 수도관 교체 등
낭비적 요소를 없애는 것도 공급 못지않게 중요하다.

물도 이젠 관리하고 개발해야 하는 중요자원의 하나인 것이다.

물을 가두는 일도 중요하지만 물 절약을 위한 각종 제도적 장치의 도입
시행과 절수를 생활화할 수 있는 대대적인 국민운동의 전개도 바람직하다.

일반가정에서의 물 낭비는 단순한 경제적 손실의 차원을 넘어 자연과
생태계의 파괴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국민적 인식도 필요하다.

오정환 <인천시 연수구 연수2동 우성아파트>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