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국제적인 "돈세탁 천국"으로 부상하면서 미국등 선진국 은행들의
요주의 거래지역으로 눈총을 받고 있다.

러시아 조직폭력단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는 현지 은행들이 국제
금융결제망을 통해 미국에서 1백달러짜리 지폐를 무더기로 교환해 들여오고
이 달러지폐가 마약밀매등에 필요한 돈세탁용으로 쓰여지고 있다는 것.

이와관련 뉴욕지는 최신호에서 러시아 은행들이 돈세탁용으로 쓰기 위해
작년 한햇 동안에만해도 모두 4백억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그것도 빳빳한
1백달러 지폐로만 결제해 갔다고 보도했다.

이 특집기사는 4백억달러가 러시아에서 유통되는 현지통화(루블화)의
환산가액보다도 많은 엄청난 돈이라는 점을 차치하고서라도 러시아 은행들이
1백달러짜리 지폐만 요구하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주 심할 때에는 1억달러규모의 뭉치 돈이 단 한번만에 뉴욕의 존 F.
케테디공황에서 모스코바로 공수되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특히 뭉치 달러지폐가 흘러들어가는 러시아 은행들의 50-80%가
현지 조직폭력단들이 경영을 좌지우지하는 문제은행이라는 점이라고 강조
했다.

미국 재무부의 통화통제관실 관계자도 러시아로 들어간 달러 지폐가 조직
폭력단의 돈세탁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은행들의
달러지폐 공급에 문제가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따라서 미국금융가에서는 러시아 은행에 필요 이상의 달러를 공급하는
미국 은행들은 비록 표면상 합법적인 금용거래일지라도 실제적으로는
국제적인 조직 범죄를 조장하는 검은 거래라는 비판이 일어나고 있다.

한술 더 떠 뉴욕지 특집기사는 대러시아 달러지폐공급에 가장 앞장서는
은행으로 뉴욕소재 리퍼블릭 내셔널 뱅크를 지목할 정도이다.

이에대해 리퍼블린 내셔널 뱅크는 근거없는 루머에만 의존한 악의적인
기사라면서 뉴욕지에 대한 법적대응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은행들의 돈세탁 협조 여부가 미국 법정에서 검증 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