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용 회장 ]]]

이어 2시30분부터 속개된 오후 공판에서 김부장판사가 "다시한번 주의를
환기시키겠다"면서 "피고인에 대한 호칭을 통일시켜 달라"고 당부한뒤
이준용피고인에 대한 정명택변호사의 반대신문이 시작됐다.

<>정변호사 =당시 한전 안병화 사장의 요구로 화력발전소 수주 대가로
20억원을 이현우실장에게 제공한 사실이 맞죠.

<>이준용씨 =예.

<>정변호사 =아산만 석유비축기지 공사 수주 대가로 유각종 당시 유개공
사장을 통해 수주 금액의 2%인 50억원을 제공한 사실이 있죠.

<>이 =예 맞습니다.

<>정변호사 =이같은 행위가 과거의 매우 잘못된 관행으로 생각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정경유착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 나갈 거죠.

<>이 =예.

[[[ 김준기 회장 ]]]

1분도 채 걸리지 않은 이피고인에 대한 반대신문에 이어 김준기피고인에
대한 한경국변호사의 반대신문이 이어졌다.

<>한변호사 =피고인이 92년 1월과 10월 노태우피고인에게 제공한 40억원은
공사수주나 금융지원 대가로 준 것이 아니라 당시 14대 총선과 대선을 맞아
순수한 선거자금으로 건네준 것이죠.

<>김준기 =예.

<>한변호사 =92년 10월 20억원을 피고인으 처조카인 금한태를 통해 건네준
것 또한 반대급부를 바랐다면 피고인이 직접 갖다줬을 텐데 순수한 선거
자금이기 때문에 그를 통해 전달한 것이죠.

<>김 =예.

<>한변호사 =검찰의 공소사실을 보면 피고인이 부산 군 정비창 이전공사를
수주받는 대가로 돈을 갖다준 것으로 돼 있는데 동부건설이 정비창 이전
공사를 수주한 것은 군정비창을 관통하는 한전공사를 수주한 인연과 정당한
경쟁입찰을 통해 따낸 것이죠.

<>김 =예.

그렇습니다.

<>한변호사 =공사 수주 대가라면 동부건설에서 지급하면 될 것을 전체
그룹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각 계열사에 수억원씩 분담시켜 돈을 낸 것은
선거자금 지원이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죠.

<>김 =예.

<>한변호사 =막약 공사 수주를 하게된 것이 청와대의 압력때문이었다면
이는 피고인의 행동을 보고 호의를 갖는 노태우피고인이 그렇게 하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일 뿐 피고인이 청탁을 한 사실은 없죠.

<>김 =예.

<>한변호사 =피고인은 경위야 어찌됐든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정경유착의 오해를 받을 행위는 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
하죠.

<>김 =예.

[[[ 이건 사장 ]]]

이어 이건피고인에 대한 이진강변호사의 반대신문이 계속됐다.

<>이변호사 =아산만 해군기지 공사를 발주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대림
이준용회장이 대림산업이 공사를 맡으면 발주공사의 40%를 대호건설에
넘겨 주겠다면서 노재우씨에게 부탁해 공사를 수주받도록 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죠.

<>이건씨 =예.

<>이변호사 =노피고인의 동생 노재우에게 부탁했으니 청와대에 정치자금을
내놓자고 대림 이회장에게 제의했고 이어 50억원을 만들어 재우씨에게 주며
"친구입장에서 형님에게 선거자금을 내놓은 것이니 잘 전달해 달라"는 얘기
를 한 적이 있죠.

[[[ 이현우씨 ]]]

이어 이현우피고인에 대한 김유후변호사의 반대심문이 이어졌다.

<>김변호사 =피고인은 경호실장, 안기부장을 역임하면서 노대통령으로부터
각별한 신임을 받은 사실을 알고 있죠.

<>이현우씨 =예.

<>김변호사 =이 사건이후 피교인이 노대통령을 배신했다거나 사이가 좋지
않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모두 근거없는 것이죠.

<>이 =예.

이때 재판장인 김부장판사는 김변호사에게 "법정에서 호칭을 통일하도록
했다"면서 "대통령이라는 표현대신 피고인으로 불러달라"고 주문했고
김변호사는 "대통령 재임당시 문제라서..."라며 얼버무린 뒤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심문을 재개했다.

<>김변호사 =피고인이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은 내용은 통치자금의
조성이 아니라 이를 잘 관리해 달라는 것이었죠.

<>이 =예.

그렇습니다.

<>김변호사 =피고인은 금융계 사정을 잘 몰랐기 때문에 잘 아는 사람으로
부터 자문을 받았고 그 자문을 해준 사람은 대통령께서 은밀한 곳에 사용
하는 통치자금의 성격상 이는 극비리에 관리해야 한다며 가.차명계좌를
이용토록 하라고 자문해 주었죠.

<>이 =예.

다시 김부장판사는 제동을 걸고 "변호인은 법정에서 호칭을 하나로 통일해
달라는 부탁을 왜 지키지 않느냐"고 질책했다.

김부장판사는 이어 "호칭은 별문제가 아닐수도 있으나 법정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수도 있다"면서 "도대체 변호인이 계속 호칭을 통일하지 않는
이유를 알수 없다"며 "유의해 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김변호사 =다음은 관리방법에 대해서 묻겠습니다.

피고인은 경호실장에서 안기부장으로 옮긴뒤에도 자금을 직접 관리해 왔고
김종상과장이나 이태진과장을 통해서는 대통령이 필요할때 쓰실수 있도록
입.출금에 신경쓰라고 당부했었죠.

<>이 =예.

<>김변호사 =피고인은 CD를 사라거나 일반 계좌에 넣으라는 등의 지시는
했어도 어떤 은행지점에 어떤 인감을 사용하라는 식의 구체적인 지시는
하지 않았죠.

<>이 =예.

그렇습니다.

<>김변호사 =피고인이 가.차명계좌를 이용한 것은 순전히 보안의식 때문
이었을 뿐 뇌물이나 부정한 돈이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은 추호도 아니죠.

<>이 =예.

<>김변호사 =피고인은 통치자금의 입.출금 상황및 이자 내역등을 기록한
장부를 5년간 4권을 작성했고, 통치자금 내역에 대한 현황만을 보고드렸고
장부를 보여드린 적은 없죠.

<>이 =예.

그렇습니다.

<>김변호사 =대통령 경호실에서는 공식.비공식 면담자의 신원을 전부 파악
해야 하며 공식 면담자의 경우 신원만 파악하면 되지만 비공식 면담자의
경우에는 면담까지도 간장을 하죠.

<>이 =예.

<>김변호사 =당시 정치인.경제인.종교인 등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대통령
면담을 요청해 왔고, 경제인이라고 해서 이들이 모두 성금을 가져온 것이
아니며 대통령께서 면담을 한다고 해서 모두 돈을 받은 것은 아니죠.

<>이 =예.

다시 김부장판사는 김변호사에게 호칭의 통일을 주문했고 김변호사는
"검찰의 공소장에도 그렇게 나와 있다"면서 "직무상일 경우에는 대통령
이라는 호칭을 하는 것도 괜찮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김부장판사는 "지금 변호인이 지칭하는 것은 개인일 경우"라며 "호칭
을 통일시켜 달라"고 단호하게 요구했다.

<>김변호사 =당시는 여소야대 정국이었을 뿐 아니라 민주화의 분위기가
지배하던 시대였고, 스스로 "물대통령"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참고 인내
하시던 분이 대통령으로 모셨던 피고인이 굳이 기업인들과 대통령의 면담을
알선해 돈을 건네도록 요구한 사실은 없죠.

<>이 =예.

그렇습니다.

<>김변호사 =검찰조사에서 최원석.김석원.이동찬.김현철회장 등 4명은
피고인이 대통령을 면담토록 강요한 것처럼 진술했는데 이들은 모두 면담을
요청해 피고인이 주선해 준 것일 뿐이죠.

<>이 =예.

<>김변호사 =특히 최회장으 경우, 피고인이 면담을 강요해 독실한
크리스챤이면서 성탄절 전날 대통령을 만날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했는데
그런 사실이 있습니까.

<>이 =없습니다.

계속 김변호사의 "대통령"호칭이 이어지는 것에 불쾌한 표정이 역력하던
김부장판사는 갑자기 반대신문을 중지시키면서 "재판진행상 이현우피고인에
대한 신문은 맨 나중으로 미루겠다"면서 금진호피고인에 대한 신문을 하도록
했다.

<<< 계 속 ...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