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면톱] 불꽃공방 예고 .. 노씨 2차공판 법정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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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지법 형사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사건 2차공판은 1차 공판때와는 달리 다소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하늘색 수의를 입은 노씨를 필두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김우중
대우그룹회장 등의 순으로 입정한 15명의 피고인들은 1차 공판을 통해
한차례 경험한 터여서 시종일관 침착한 자세로 재판에 임했다.
그러나 변호인단의 반대 신문에 이어 검찰측의 보충신문이 진행되면서
검찰과 피고인간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 한때 긴장감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이날 오후 재판에서는 이현우 전 경호실장의 반대신문을 맡은
김유후 변호사가 재판장인 김영일 부장판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노씨를
계속 "대통령"으로 호칭하다 반대신문 순서가 맨뒤로 바뀌어지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또 이종기 삼성화재 부회장 등 주요 기업 임원 9명이 증인으로 채택돼
다음 공판에서는 이들의 증언을 놓고 돈의 성격이 "뇌물"임을 밝히려는
검찰측과 "성금"임을 주장하는 변호인단간의 불꽃튀는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재판부에 의해 증인으로 채택된 인사들은 대부분 주요 기업
고위임원으로 이루어졌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변호인단은 이종기 삼성화재 부회장과
소병해 삼성신용카드 부회장,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등 3명을 증인으로
신청.
소부회장은 노씨에게 준 돈의 성격이 3공때부터 내려온 관례에 따른
것임을 입증하기 위해 채택됐고 이종기부회장은 비자금 중간 전달역할을
맡은 관계로 검찰측에 의해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김우중 대우회장은 장영수 (주)대우건설부문 회장을 증인으로 세워
경쟁입찰의 관행을 증언토록 할 계획이며 최원석 동아그룹 회장측은
류성용 동아건설 사장을 신청했다.
또 김신혁 동부그룹 회장은 한신혁 동부산업 사장과 홍관의 동부건설
사장을 장진호 진로그룹 회장은 이건기씨 및 이종윤씨를 각각 신청해
채택됐다.
<>.이날 오전 9시55분께 법정에 출두한 노씨는 다소 피곤하고 긴장된
표정으로 피고인석 앞자리에 않자마자 옆과 뒤에 착석한 일부 재벌
총수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목례를 건넸고 총수들은 이에 고개를 숙이며
화답.
한편 노씨의 아들 재헌씨는 오전 9시40분께 법정에 들어와 방청석
뒷자리에 자리를 잡은후 고개를 약간 숙인채 굳은 표정으로 아무말없이
공판 과정을 주시.
이날 방청석에는 1차때와 마찬가지로 총수들의 변론현장을 지켜보기
위해 입장한 재벌기업관계자 50여명이 자리를 메우기도.
<>.이날 공판에서 노씨의 변호를 맡은 김유후 변호사와 재판장인
김영일 부장판사간에 노씨의 호칭문제를 놓고 여러차례 실랑이.
김변호사가 변론 중간 중간에 "노피고인"대신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자 재판장인 김부장판사는 언짢은듯 "호칭은 변론이더라도 피고인
으로 통일돼 있다"고 강조.
김변호사가 이에 개의치 않고 "대통령" 호칭을 계속 고집하자 재판장은
이현우 피고인에 대한 반대신문을 3차례나 중단시킨뒤 "이미 유의사항을
통보하지 않았느냐"
"도대체 몇차례 알렸는데도 어기는 이유가 무엇이냐. 더이상 주의를
주지않도록 유의해달라"며 불쾌한 표정.
김변호사는 "부모이름도 함자로 언급하고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
동양적 윤리속에 살고 있다"며 "비서관으로 오래 있었기 때문에 관행에
따라 혹시 대통령이라는 호칭이 튀어나오더라도 이해해 달라"고 주문.
이러한 공방이 계속되자 피고인석에 있던 노씨는 김변호사측을
쳐다보면서 "그렇게 불러주세요"라고 했고 김변호사는 그뒤부터
"노피고인"으로 호칭.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반대신문을 진행하면서 선대부터의 가훈을
공개해 눈길.
이회장은 "선대로부터 "이권확보를 위한 뇌물을 제공해서는 안된다"
"다른 사람이 공들여 만든 기업이 정치적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때
이를 인수해서는 안된다"
"술 담배 등 건강에 해롭거나 인명살상을 위한 무기생산은 안된다"는 등
3가지 가훈이 있다"고 소개한뒤 "이같은 가훈에서도 알수 있듯이 노씨에게
뇌물을 준 사실은 없다"고 강조.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이 이날 변호인 반대신문에서 관련 혐의
사실을 계속 부인하자 보충신문에 나선 검찰이 "왜 조사받을때와 다른
진술을 하느냐"고 묻자 정회장은 "이틀밤 새면서 조사받다보니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진술을 하게됐다"고 답변.
이어 검찰이 "수서사건에 대해 베팅을 했다는 등의 진술을 하지
않았느냐"고 계속 추궁하자 정회장이 "나는 베팅이란 영어단어도
모른다"고 강변, 법정에 한바탕 폭소을 자아내기도.
<>.검찰측의 동아그룹 최원석 회장에 대한 보충신문을 진행하는 동안
검찰이 대통령의 내락을 받은 기업은 "신랑"이 되고 나머지 경쟁입찰
참여업체는 "들러리"가 된다는 최회장의 진술을 얘기하며 대통령이
공사를 결정하는 듯한 신문을 하자 노태우 피고인이 할 말이 있다는 듯
손을 들기도.
그러나 재판장이 나중에 얘기하라고 제지하는 바람에 머쓱하게 손을
내리기도.
나중에 재판장의 허락을 받은 노피고인은 "재판장님을 위시한
만장하신분들께 말할 수 없는 부끄럼을 안고 한 말씀 드리겠다"고
운을 뗀 뒤 "검사님들이 자꾸 일개 공사 하나를 대통령이 결정한 것
처럼 얘기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신상발언.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6일자).
비자금사건 2차공판은 1차 공판때와는 달리 다소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하늘색 수의를 입은 노씨를 필두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김우중
대우그룹회장 등의 순으로 입정한 15명의 피고인들은 1차 공판을 통해
한차례 경험한 터여서 시종일관 침착한 자세로 재판에 임했다.
그러나 변호인단의 반대 신문에 이어 검찰측의 보충신문이 진행되면서
검찰과 피고인간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 한때 긴장감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이날 오후 재판에서는 이현우 전 경호실장의 반대신문을 맡은
김유후 변호사가 재판장인 김영일 부장판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노씨를
계속 "대통령"으로 호칭하다 반대신문 순서가 맨뒤로 바뀌어지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또 이종기 삼성화재 부회장 등 주요 기업 임원 9명이 증인으로 채택돼
다음 공판에서는 이들의 증언을 놓고 돈의 성격이 "뇌물"임을 밝히려는
검찰측과 "성금"임을 주장하는 변호인단간의 불꽃튀는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재판부에 의해 증인으로 채택된 인사들은 대부분 주요 기업
고위임원으로 이루어졌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변호인단은 이종기 삼성화재 부회장과
소병해 삼성신용카드 부회장,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등 3명을 증인으로
신청.
소부회장은 노씨에게 준 돈의 성격이 3공때부터 내려온 관례에 따른
것임을 입증하기 위해 채택됐고 이종기부회장은 비자금 중간 전달역할을
맡은 관계로 검찰측에 의해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김우중 대우회장은 장영수 (주)대우건설부문 회장을 증인으로 세워
경쟁입찰의 관행을 증언토록 할 계획이며 최원석 동아그룹 회장측은
류성용 동아건설 사장을 신청했다.
또 김신혁 동부그룹 회장은 한신혁 동부산업 사장과 홍관의 동부건설
사장을 장진호 진로그룹 회장은 이건기씨 및 이종윤씨를 각각 신청해
채택됐다.
<>.이날 오전 9시55분께 법정에 출두한 노씨는 다소 피곤하고 긴장된
표정으로 피고인석 앞자리에 않자마자 옆과 뒤에 착석한 일부 재벌
총수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목례를 건넸고 총수들은 이에 고개를 숙이며
화답.
한편 노씨의 아들 재헌씨는 오전 9시40분께 법정에 들어와 방청석
뒷자리에 자리를 잡은후 고개를 약간 숙인채 굳은 표정으로 아무말없이
공판 과정을 주시.
이날 방청석에는 1차때와 마찬가지로 총수들의 변론현장을 지켜보기
위해 입장한 재벌기업관계자 50여명이 자리를 메우기도.
<>.이날 공판에서 노씨의 변호를 맡은 김유후 변호사와 재판장인
김영일 부장판사간에 노씨의 호칭문제를 놓고 여러차례 실랑이.
김변호사가 변론 중간 중간에 "노피고인"대신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자 재판장인 김부장판사는 언짢은듯 "호칭은 변론이더라도 피고인
으로 통일돼 있다"고 강조.
김변호사가 이에 개의치 않고 "대통령" 호칭을 계속 고집하자 재판장은
이현우 피고인에 대한 반대신문을 3차례나 중단시킨뒤 "이미 유의사항을
통보하지 않았느냐"
"도대체 몇차례 알렸는데도 어기는 이유가 무엇이냐. 더이상 주의를
주지않도록 유의해달라"며 불쾌한 표정.
김변호사는 "부모이름도 함자로 언급하고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
동양적 윤리속에 살고 있다"며 "비서관으로 오래 있었기 때문에 관행에
따라 혹시 대통령이라는 호칭이 튀어나오더라도 이해해 달라"고 주문.
이러한 공방이 계속되자 피고인석에 있던 노씨는 김변호사측을
쳐다보면서 "그렇게 불러주세요"라고 했고 김변호사는 그뒤부터
"노피고인"으로 호칭.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반대신문을 진행하면서 선대부터의 가훈을
공개해 눈길.
이회장은 "선대로부터 "이권확보를 위한 뇌물을 제공해서는 안된다"
"다른 사람이 공들여 만든 기업이 정치적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때
이를 인수해서는 안된다"
"술 담배 등 건강에 해롭거나 인명살상을 위한 무기생산은 안된다"는 등
3가지 가훈이 있다"고 소개한뒤 "이같은 가훈에서도 알수 있듯이 노씨에게
뇌물을 준 사실은 없다"고 강조.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이 이날 변호인 반대신문에서 관련 혐의
사실을 계속 부인하자 보충신문에 나선 검찰이 "왜 조사받을때와 다른
진술을 하느냐"고 묻자 정회장은 "이틀밤 새면서 조사받다보니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진술을 하게됐다"고 답변.
이어 검찰이 "수서사건에 대해 베팅을 했다는 등의 진술을 하지
않았느냐"고 계속 추궁하자 정회장이 "나는 베팅이란 영어단어도
모른다"고 강변, 법정에 한바탕 폭소을 자아내기도.
<>.검찰측의 동아그룹 최원석 회장에 대한 보충신문을 진행하는 동안
검찰이 대통령의 내락을 받은 기업은 "신랑"이 되고 나머지 경쟁입찰
참여업체는 "들러리"가 된다는 최회장의 진술을 얘기하며 대통령이
공사를 결정하는 듯한 신문을 하자 노태우 피고인이 할 말이 있다는 듯
손을 들기도.
그러나 재판장이 나중에 얘기하라고 제지하는 바람에 머쓱하게 손을
내리기도.
나중에 재판장의 허락을 받은 노피고인은 "재판장님을 위시한
만장하신분들께 말할 수 없는 부끄럼을 안고 한 말씀 드리겠다"고
운을 뗀 뒤 "검사님들이 자꾸 일개 공사 하나를 대통령이 결정한 것
처럼 얘기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신상발언.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