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식 <산업기술정보원장>

20세기에 인류가 이룩한 것중 첫째를 꼽으라면 누구나 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드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의 정신적 측면 발전은 기술문명을 따르지 못했다.

그 결과 인간은 과학기술 발전이 인류의 장래를 행복하게 할 것인가
불행하게 할 것인가를 걱정하게 됐다.

이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인간에게 "무탄트"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이책의 저자 말로 모건은 미국인 여의사이다.

그는 뜻하지 않게 호주의 원주민부족과 함께 120일간 호주대륙의 사막을
가로지르는 여행을 하게 된다.

여행중 원주민들의 정신세계를 탐방한 뒤 그는 영적으로 방황한다.

원주민들은 문명인들을 문명의 이기로 인해 인간 본래의 능력과 기능이
퇴화되거나 변질된 사람들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문명인들을 돌연변이인간이라는 뜻의 "무탄트(mutant)"라고 부르고
자기들은 인간의 원래모습을 지녔기 때문에 "참사람"이라고 일컫는다.

무탄트의 눈으로 보면 참사람들은 많은 기적을 일으킨다.

참사람들은 텔레파시로 상당량의 정보를 교환한다.

또 평소에도 말보다 마음과 마음을 통해 상대방을 믿고 의사를 소통한다.

인간은 원래 텔레파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데
무탄트들은 진실을 숨기고 마음의 문을 닫고 있어 안된다는 것이다.

그들은 또 우주의 삼라만상이 저마다 존재이유를 갖고 서로 의존하면서
전체로서 조화를 이뤄 살아간다고 믿는다.

사람이 세상에 사는 동안 일어난 사물에 대한 감정은 영원한 자아속에
기록되며 이 기록은 앞으로의 세상으로 전해진다는 것이다.

모건의 "무탄트"는 인간의 영혼과 존재의 본질, 행복, 소유의 가치 등
철학적문제를 비교적 쉽게 접근하고 있다.

물질문명이 인간의 정신과 자연환경에 미친 폐해를 바로 세우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