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섭 저 / 심지 간 / 7,000원 )

이책은 기원전 5,000년께의 동굴벽화와 르네상스시대의 항아리
그림에서부터 피카소 김홍도 고갱등 동서양 화가들의 명작들속에 나타난
성의 의미와 사회.역사적 맥락을 탐구하고 있다.

저자는 올바른 그림감상을 위해서는 그 시대의 풍속과 시대정신및
그림과 관련된 물적토대(경제 정치권력등)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두개의 필요조건을 하나로 묶는 단일매개가 바로 성이라는 주장이다.

단원 김홍도의 "사계춘화집중 1면"에는 신선이 앉아 바둑이나 두고
있을 법한 풍광을 배경으로 발가벗고 농탕질에 여념이 없는 남녀가
등장한다.

단원은 노골적인 장면을 통해 무릉도원이니 신선이니를 찾는 양반사회에
그런 유토피아는 바로 현실에 있다고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케에스 반 동겐의 "지친여인"은 성을 상품으로 소비하는 사회에서
유일한 재산인 몸뚱어리를 파는 거리의 여인을 비참한 모습으로 담아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