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공보정책에 대해 서방선진국과 언론단체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고 중국의 이번 조치가 국제 통상및 서방기업들이 대중국 투자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등 그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국무부은 성명을 통해 경제뉴스통제 조치를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관련 미국의회의 통상관계자는 중국에대한 미국의 최혜국대우를 연장
하는 것이 재 검토될 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 전망도 불투명해질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왔다.

WTO관계자는 중국이 국가간 서비스이동의 장벽을 과감하게 철폐해야될
마당에 오히려 경제뉴스흐름을 차단하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WTO가입이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술 더 떠 IPI(국제신문편집자협회)는 이붕중국총리에게 즉각 항의서한을
보내고 경제뉴스 통제결정은 지난 79년이후 지속돼온 중국의 대외개방문이
갑자기 폐쇄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는97년 중국으로의 흡수합병이 예정된 홍콩에서는 중국정부에 대한
불신감이 노골적으로 표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홍콩의 에밀리 라우 입법위원은 "중국정부가 이같은 조치를 단행한데 대해
말문이 막힌다"며 "이같은 강압적인 명령이 앞으로 본토에 흡수될 홍콩에도
적용된다면 경제활동을 막는 족쇄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측은 이번 경제정보통제에 대해 "국가안보"를 위해 취해진 것이라고만
간단하게 밝혔다.

그러나 서방외교관및 중국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여러가지 목적을 내포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중국정권에 불리한 정보를 걸러내면서 동시에 신화통신이 짭짤하게 수입을
올리게 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중국의 비지니스맨들을 대상으로 경제정보를 제공하는 서방 매체는
로이터 텔리레이트 블룸버그등 3사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경제정보를 리얼 타임으로 제공하고 있다.

중국 현지의 금융및 증권시장 브로커나 무역회사들은 이 정보가 없으면
업무에 막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중국정부는 이처럼 외국 경제정보에 대한 수요가 많은 점을 십분 이용해
신화통신에 독점 계약권을 줌으로써 중간 수익을 챙기도록 하는 "배려"를
한 것아니냐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중국정부가 방만한 운영으로 신화통신의 재정상태가 엉망인 점을 고민해
왔다는 사실이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럴 경우 신화통신은 가입자들에게 비싼 수수료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의 등소평 사망설에 대해 중국 공산당이 발끈해 경제뉴스
통제를 명령하게 됐다는 해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작년말께부터 등소평이 사망했다는 루머가 중국내 금용시장에도 퍼져
주가가 곤두박질친 것과 관련해 중국 공산당은 대만에서 만들어진 루머가
뉴스망을 통해 대륙에 유입돼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생각, 경제정보통제라는
무리수까지 제시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현재로써는 중국정부가 어느 정도의 강도 높은 검열시스템을 도입할지는
미지수이다.

그렇지만 이번 조치로 중국내 금용기관이나 기업이 국제경제 정보를 과거
보다 신속하게 접하지 못하는등 현지의 경영여건이 힘들어진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중국의 WTO가입이 더 불투명해지고 주요 교역상대국인 미국및 홍콩
등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 양홍모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