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시론] 노사관계 새로운 출발 .. 전기호 <경희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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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호 < 경희대교수/경제학 >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노사관계의 불안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자주
들린다.
이같은 우려는 지난해 11월 재야노동세력을 중심으로 "민노총"이 결성된
점과 금년 1월8일 열린 중앙노사협의회에서 노총이 공익위원들이 내놓은
단일임금인상안을 거부하고 단독안을 제시키로 함으로써 다가올 임금협상
에서 노사가 상당한 마찰을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점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그리고 노총이 경총과의 단일임금 인상안을 거부한 것은 새로 출범한
민노총과의 선명성 경쟁에서 자기의 조직이 탈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또한 그동안 정부의 정책과 매스컴의 캠페인에서 지금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 더욱 거세질 무한경쟁에서 우리 경제가 생존.발전하기 위해서는
노사관계의 안정이나 협력적 노사관계의 정착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계속
알려져왔다.
그 하나의 예로서 지난해에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노동교육원이 "노사
새 지평을 열자"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노사협력캠페인을 전개하고, 그 결과
2,700여 사업장이 노사협력선이나 노사화합선언을 하여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 경제의 생존발전의 여부가 걸려있고 그것의 전제조건이 되는
노사관계에 대하여 노사관계의 본질, 민노총에 대한 평가, 노사관계의 정립
방향을 중심으로 논의해 보기로 한다.
논의에 앞서 "우루과이라운드"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WTO(세계무역기구)
체제 출범 이후 한층 강화되어가는 소위 무한경쟁론리나 이처럼 격화되는
경쟁속에서 생존 발전하기 위해서는 협력적 노사관계가 필요하다는 전제를
그대로 인정하기로 한다.
우선 노사관계의 본질은 어떤 사회관계보다도 대립과 협력의 양면성을
뚜렷이 갖고 있다는 점이다.
흔히 이야기하듯이 나누어 먹을 파이의 덩어리를 키워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동운명체이지만 결정된 파이를 나눌 때에는 이해관계가 대립된다는
것이다.
이 상식적인 이야기에서 전자는 협력관계에서 오는 경쟁력을, 후자는
대립과 상호견제에서 오는 민주성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 두가지 가치의 어느것도 우리는 버릴수 없다.
우리 경제가 경쟁력을 잃으면 우리의 생존의 터전을 잃게 되고 많은
근로자가 일터를 잃고 실업에 처하게 된다.
그것은 근로자에게도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한 일이다.
그렇다고 민주성이 없으면 모든 사람이 인간답게 살아갈수 없다.
우리가 그동안 민주화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렀던가 민노총도
이러한 점에서 재평가되어야 한다고 본다.
민노총의 설립은 오랜동안의 노조 민주화투쟁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또한 앞으로도 민주화를 더욱 발전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다.
민노총의 존재를 부인하거나 없애버릴 수는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차라리 그것을 법내로, 또는 제도권내로 끌어들여서 그 기능을 정상적으로
발휘할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스럽다고 생각된다.
다음으로 앞으로 노사관계의 정립방향에 대해서 일언해 두고자 한다.
노사관계는 전술한 바와 같이 협력과 대립이라는 양면성을 갖는다.
전자를 전제한 제도적 장치가 경영참가이며 후자를 전제로 한 장치가
단체교섭이다.
이 양자가 산업민주제의 두 지렛대라고 할 수 있다.
독일은 이 양자가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이다.
우리는 경쟁력과 민주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이 두 가지가 이율배분적이고 상호배제적이며 양자택일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양자를 동시적으로 추구할 수있는 것이 바로 참여적 노사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근로자의 경영참가의 확대는 바로 경영의 민주화-인간화와 생산성을
동시에 발전시키는 것이다.
협력적 노사관계 캠페인에서도 구두선이나 행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그것을 위한 실천적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한다.
누구나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앞으로 시장의 수요는 개성화되어 가고
급변한다.
생산체제도 대량생산체제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바꾸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생산시스템이나 작업조직도 유연성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
이와 같이 유연한 생산체제에서는 노동자의 협력이 절대로 필요하다.
노동자들이 작업에 대한 지식을 가져야 하며 생산체제의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
노동자가 작업에 대한 제안이나 결정권을 가질 뿐만 아니라 높게는 경영
전략이나 목표까지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근로자들이 정보획득권이나 협의권을 가지게 되면 경영의 민주화와
생산성향상이 동시적으로 달성될 수 있다.
자기회사의 사정을 잘 알고 자기가 참가하여 결정한 일에 대해서는 더욱
열심히 일하게 되어 생산성이 향상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영층은 경영의 의사결정에 근로자를 참여시키는 데 너무
인색하고 그것을 두려워하기까지 한다.
이러한 사고로는 근로자의 자발적 협력을 얻을 수 없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없다.
물론 참가의 폭과 정도는 회사의 사정에 따라 단계적으로 넓혀나갈 수있을
것이다.
어쨋든 참가적 노사관계의 확대발전만이 경쟁력과 민주화를 동시적으로
발전시키는 열쇠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0일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노사관계의 불안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자주
들린다.
이같은 우려는 지난해 11월 재야노동세력을 중심으로 "민노총"이 결성된
점과 금년 1월8일 열린 중앙노사협의회에서 노총이 공익위원들이 내놓은
단일임금인상안을 거부하고 단독안을 제시키로 함으로써 다가올 임금협상
에서 노사가 상당한 마찰을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점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그리고 노총이 경총과의 단일임금 인상안을 거부한 것은 새로 출범한
민노총과의 선명성 경쟁에서 자기의 조직이 탈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또한 그동안 정부의 정책과 매스컴의 캠페인에서 지금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 더욱 거세질 무한경쟁에서 우리 경제가 생존.발전하기 위해서는
노사관계의 안정이나 협력적 노사관계의 정착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계속
알려져왔다.
그 하나의 예로서 지난해에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노동교육원이 "노사
새 지평을 열자"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노사협력캠페인을 전개하고, 그 결과
2,700여 사업장이 노사협력선이나 노사화합선언을 하여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 경제의 생존발전의 여부가 걸려있고 그것의 전제조건이 되는
노사관계에 대하여 노사관계의 본질, 민노총에 대한 평가, 노사관계의 정립
방향을 중심으로 논의해 보기로 한다.
논의에 앞서 "우루과이라운드"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WTO(세계무역기구)
체제 출범 이후 한층 강화되어가는 소위 무한경쟁론리나 이처럼 격화되는
경쟁속에서 생존 발전하기 위해서는 협력적 노사관계가 필요하다는 전제를
그대로 인정하기로 한다.
우선 노사관계의 본질은 어떤 사회관계보다도 대립과 협력의 양면성을
뚜렷이 갖고 있다는 점이다.
흔히 이야기하듯이 나누어 먹을 파이의 덩어리를 키워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동운명체이지만 결정된 파이를 나눌 때에는 이해관계가 대립된다는
것이다.
이 상식적인 이야기에서 전자는 협력관계에서 오는 경쟁력을, 후자는
대립과 상호견제에서 오는 민주성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 두가지 가치의 어느것도 우리는 버릴수 없다.
우리 경제가 경쟁력을 잃으면 우리의 생존의 터전을 잃게 되고 많은
근로자가 일터를 잃고 실업에 처하게 된다.
그것은 근로자에게도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한 일이다.
그렇다고 민주성이 없으면 모든 사람이 인간답게 살아갈수 없다.
우리가 그동안 민주화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렀던가 민노총도
이러한 점에서 재평가되어야 한다고 본다.
민노총의 설립은 오랜동안의 노조 민주화투쟁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또한 앞으로도 민주화를 더욱 발전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다.
민노총의 존재를 부인하거나 없애버릴 수는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차라리 그것을 법내로, 또는 제도권내로 끌어들여서 그 기능을 정상적으로
발휘할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스럽다고 생각된다.
다음으로 앞으로 노사관계의 정립방향에 대해서 일언해 두고자 한다.
노사관계는 전술한 바와 같이 협력과 대립이라는 양면성을 갖는다.
전자를 전제한 제도적 장치가 경영참가이며 후자를 전제로 한 장치가
단체교섭이다.
이 양자가 산업민주제의 두 지렛대라고 할 수 있다.
독일은 이 양자가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이다.
우리는 경쟁력과 민주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이 두 가지가 이율배분적이고 상호배제적이며 양자택일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양자를 동시적으로 추구할 수있는 것이 바로 참여적 노사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근로자의 경영참가의 확대는 바로 경영의 민주화-인간화와 생산성을
동시에 발전시키는 것이다.
협력적 노사관계 캠페인에서도 구두선이나 행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그것을 위한 실천적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한다.
누구나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앞으로 시장의 수요는 개성화되어 가고
급변한다.
생산체제도 대량생산체제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바꾸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생산시스템이나 작업조직도 유연성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
이와 같이 유연한 생산체제에서는 노동자의 협력이 절대로 필요하다.
노동자들이 작업에 대한 지식을 가져야 하며 생산체제의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
노동자가 작업에 대한 제안이나 결정권을 가질 뿐만 아니라 높게는 경영
전략이나 목표까지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근로자들이 정보획득권이나 협의권을 가지게 되면 경영의 민주화와
생산성향상이 동시적으로 달성될 수 있다.
자기회사의 사정을 잘 알고 자기가 참가하여 결정한 일에 대해서는 더욱
열심히 일하게 되어 생산성이 향상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영층은 경영의 의사결정에 근로자를 참여시키는 데 너무
인색하고 그것을 두려워하기까지 한다.
이러한 사고로는 근로자의 자발적 협력을 얻을 수 없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없다.
물론 참가의 폭과 정도는 회사의 사정에 따라 단계적으로 넓혀나갈 수있을
것이다.
어쨋든 참가적 노사관계의 확대발전만이 경쟁력과 민주화를 동시적으로
발전시키는 열쇠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