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플렉스(complex)란 정신분석학적인 용어로는 개인의 심적내용중에서
억압된 사고욕구가 얽혀져 있는 관념의 복합을 뜻하거나 단순히 열등감 또는
강박관념을 말하기도 한다.

그 형태도 외디푸스 콤플렉스 카인 콤플렉스 신데렐라 콤플렉스 난장이
콤플렉스 개자추 콤플렉스 피터팬 증후군 마마보이 등등 여러가지가 있다고
한다.

요즈음 보도를 통해 접하게 되는 빈번한 자살사건은 특히 젊은이들의
경우는 정신분석학적이나 사회현상학적으로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라
아니할수 없다.

더구나 그것이 선진국의 병폐현상을 띤 충동적이며 모방적이고 저연령화
되어 간다는데 더욱 문제가 있는 것이다.

예로부터 천붕지통이라 하여 부모상을 당했을때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이라
하였고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죽는 것을 이것보다 더 큰 아픔이라 하여
가장 큰 불경죄로 여겼다.

설령 피치못할 육체적 병이라 한들 그러한데 부모로부터 받은 고귀한
생명을 제 스스로 접어 버리고 남아있는 이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어리석음은 결코 쉽게 미화되거나 동정받아서는 안될 것이다.

젊은이들이 안고있는 고민을 한가지 잣대로만 해석할수 없지만 신이 아닌
인간인 이상 누구나 한가지씩은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알량한 우월감보다는 속직한 열등감을 인정하는 것이 개인의
성장면에서나 인간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할 것이다.

그것은 인류 역사상 위대한 인물치고 아니 우리 주변의 성공한 사람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약간의 콤플렉스를 가지지 않았던 위인이 없었던
것으로 보아도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다만 그들은 스스로 인정한 콤플렉스를 불치의 정신적인 암으로 선고하기
보다는 오히려 자신을 연마하고 발산시키는 활용방법을 일생동안 꾸준히
추구했던 것이다.

작고한 천상병 시인은 모진 고문으로 그의 천재성이 꺾이고 육체의 병마에
시달려 가면서도 "귀천"의 마지막 귀절에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하며
주어진 삶을 사랑했다.

우리 젊은이들이 각자의 콤플렉스를 자기계발에 활용해 나간다면 그들의
소풍놀이도 참으로 아름다워질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