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떠있는 별들을 바라 보는것은 과거로 뚫린 시간의 터널을 둘여다
보는 것과 같다.

우리가 지상에서 바라 보는 별들의 모습이 현재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별들이 지구를 향해 발사한 관선이 지구에 도달하는데는
오랜 세월이 걸리고 또 그때에 별들의 모습이 우리의 눈에 보일수 있다는
얘기다.

광선은 1초에 약30만km(시속 10억8,000만km)를 달린다.

태양에서 지구까지는 8분이 걸린다.

우리 눈에 비치는 태양으 모습은 8분전의 것이다.

또 지구가 속하는 태양계에서 가장 가깝고 외계의 별인 프록시와
켄타우리가 우리 눈에 비치는 모습도 4년3개월전의 것이다.

우리는 강력한 망원경을 이용하여 우주의 아득한 과거속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에 금년들어 은하계의 수십억년전 모습, 별의 100~200억년전 모습
까지도 관측할수 있는 진전이 있었다.

그 결과 우주에는 태양계가 속하는 은하계와 같은 것들이 100억개가 될
것이라는 추산이 나와 있었다.

망원경의 기능적 유한성에 비추어 본다면 수백억년전의 은하계 모습도
관측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을 쉽게 해볼수 있다.

그런데 미국의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가 지난해말 허불망원경으로 100억~
130억년전의 은하계 모습을 1,500~2,000개나 찾아냈다는 관측결과가 엇그제
발표되어 세계천문학계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그로 미루어 우주에는 지금의 5배나 되는 500억개나 되는 은하계들이 있을
것이라는 새로운 추산을 낳게 했다.

날이 갈수록 우주가 얼마나 고아대무변한 것인가를 실감하게 된다.

직경이 10만광년(1광년은 광선이 1년동안에 여행하는 거리로 9.6조km)이나
되는 엄청나게 큰 태양계소속 은하계마져도 하나의 조그만 점에 지나지
않는 현실이 되었다.

또한 100억년전의 은하계 모습을 관측할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우주의
생성기원과 은하계의 진화비밀을 풀어낼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이기도 하다.

우주가 800억년 주기로 창조(팽창)-파괴(수축)-창조(팽창)를 되풀이한다는
우주맥동설에 따른다면 현재 우주는 팽창단계에 들어선지 100억년이 된다.

그렇게 볼때 이번 관측된 100억년전 은하계는 바로 우주가 팽창을 하기
시작한 초기의 모습이다.

이번 관측에서 우주생성의 베일을 벗겨낼 확증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멀지 않은 미래의 언젠가 인류의 오랜 숙제가 해결될 날이 올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