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기대치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챙기고있는 "특정상품"에 시장진입
장벽이 없다면 경쟁업체들의 잇따른 신규참여는 불을 보듯 뻔하다.

기업의 속성상 이익이 많이 남는 분야를 쫓을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일제당이 지난 93년말 내놓은 컨디션은 이같은 경우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제품.

숙취해소음료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컨디션은 소비자권장가격이
2천5백원으로 1천원 이하가 대부분인 다른 기능성음료들보다 부가가치가
훨씬 많은데다 시장성장가능성까지 엿보였다.

미원(아스파) LG화학(비전) 조선무약(솔표비지니스) 두산백화(알지오)
일양약품(바란스) 보해양조(굿모닝) 종근당(씨티맨) 영진건강식품(토픽스)
등 20여개업체들이 94년과 95년초 숙취해소음료를 시판, 경쟁대열에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상아제약이 "오케이"라는 브랜드로 숙취해소음료시장에 참여,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하고 있다.

그러나 선두제품이 시장을 창출하면서 소비자들에게 확고한 이미지를
심어놓은 상황에서 후발업체들이 "유사상품"으로 선두자리를 뺏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

선두업체인 제일제당의 "수성"과 후발업체들의 "공성"으로 특징지워진
싸움에서 제일제당의 승리는 어찌보면 당연했다.

제일제당은 지난해 6백여억원으로 집계된 숙취해소음료 시장에서
3백50여억원의 매출을 기록, 6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유지했다.

나머지 40%를 놓고 20여개 업체들이 다퉈야했다.

LG화학과 조선무약이 각각 80여억원(13%), 미원은 70여억원(12%)어치를
판매했다.

이밖의 업체들은 매출이 극히 미미했다.

제일제당의 지난해 영업전략은 선두업체로서의 이점을 살리면서
소비자들이 제품을 잊지 않도록 만든다는 것.

제일제당은 제품의 효능이 널리 알려졌다고 판단, 스카이다이빙을 이용한
컨디션광고로 "제품인지도 높이기"에 치중하는 브랜드유지전략을 채택했다.

제품의 "효능알리기"광고에 급급할수 밖에 없었던 후발업체들이
제일제당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숙취해소음료 시장성장율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도 후발업체들에는
불리하게 작용했다.

숙취해소음료 시장이 지난해 30%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10% 증가에 그쳤다.

비자금정국 5.18특별법 제정등 정국불안으로 음주가 예년보다 줄었기
때문이다.

"파이"가 커지지 않아 후발업체들의 몫은 적을수 밖에 없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