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기업집단은 한국경제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까.

우선 30대기업집단이 생산한 최종생산물의 가치가 국민총생산(GN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자.

지난 94년 한햇동안 국민들이 생산한 최종생산물의 시장가치는 302조
8,700억원이었다.

한국경제연구원에서 추계한 자료에 의하면 30대기업집단이 생산한
총부가가치는 94년에 46조1,800억원이었다.

따라서 국민경제에서 30대기업집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15.3%로 나타났다.

이 자료에서 금융업이 생산해 낸 부가가치는 제외되어 있어 비중이 다소
낮게 평가되어 있다.

추정방식이나 추정하는 기관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30대기업집단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16% 정도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30대기업집단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적절하지 못한 방법
으로 계산하는 경우가 있다.

30대기업집단의 매출액이 국민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하여 발표
하는 경우이다.

분모에는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계산하는 국민총생산을 놓고 분자에는
중간재가 포함되어 있는 매출총액을 계산하여 비중을 계산하는 것이다.

이는 분모와 분자가 동일하지 못한 기준으로 계산된 값으로 30대기업집단의
규모가 과대평가되는 결과를 가져 온다.

이렇게 잘못된 계산식으로 94년의 국민경제에 대한 30대기업집단의 비중을
계산하면 74.4%라는 과장된 수치가 나온다.

이렇게 과장된 수치는 국내 대기업집단에 대한 편견을 가져올 수 있다.

94년 한햇동안 30대기업집단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제조업에
국한하여 살펴보자.

한국경제의 제조업에서 발생한 최종생산물의 가치는 82조원이었다.

30대기업집단이 제조업에서 생산해낸 부가가치는 31조원 규모였다.

따라서 제조업분야에서 30대기업집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37.8%로 계산된다.

제조업 분야에서 30대기업집단이 차지하는 비중 37.8%가 전산업을 대상으로
위에서 계산된 비중 15.3%보다 높은 것은 30대기업집단의 계열사가 제조업
분야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음을 알려 준다.

특히 전자 자동차 운송장비 화학 정유등의 제조업내 산업에서 규모가 큰
계열사가 존재하며 이들 기업이 각 기업집단의 주력기업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승로 < 한국경제연 선임연구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