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갈수록 태산이다.

재료와 수급 자금의 3박자가 모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우성건설의 부도는 여기에 다시 일격을 가하고 있다.

당장 건설주와 은행주에 타격을 줄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전면적인
투자심리에 미칠 파장은 예측불허다.

당국은 18일 오후 부랴부랴 기관매수를 추구하고 나섰지만 재경원의
말발이 어느정도 먹힐지는 미지수다.

증권 전문가들은 건설주는 물론 우성건설에 1조2천억원선을 물린
금융기관들의 주가도 한차례 파동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관련주가 된서리를 맞고 있는 요즘 그나마 매기를
모았던 것이 은행주들이었다는데서 파문은 쉽게 가라앉을 가능성도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최악의 경우 8백선이 무너지는 상황도 올수있다며
바싹 긴장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여력은 이미 바닥나 있다.

재경원이 황급히 기관매수를 독려했지만 지시를 받은 투자신탁사들은
요즘 보장각서 파문으로 제코가 석자인 실정에 있다는 점도 부정적
요소다.

수급과 재료가 바닥난 터에 4월 총선이라는 악재도 버티고 있다.

과거같으면 "선거는 호재"였지만 선거가 악재가 된지도 이미 오래됐다.

정치권 물갈리와 정개개편이 기다리고 있는 터에 허꽃 매수에 나서기
힘든 것도 일반투자가들의 발목을 붙들고 있다.

증권사나 은행들도 주식을 사들이기 힘든 실정임은 이미 잘알려진
사실이다.

은행들은 이미 과대한 유가증권을 보유해 한은의 경고를 받아놓고
있고 증권사들은 또 그들대로 첩첨이 자금수요가 쌓여있다.

증시 기술적 분석가들은 정부의 부양대책이 낭더라도 이것이 매도
찬스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큰만큼 장세를 점치기가 쉽지않다고 고개를
젓고 있다.

물론 주식시장은 언제든 예측불허의 시세를 내는만큼 반드시 비관적
으로만 볼 이유는 없다는 반론도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들어 정부가 지금에라도 주식수급 개선에 획기적인 대책을 밝히고
외국인 주식투자를 대폭 확대하는등 조치를 취한다면 투자심리도 의외의
안정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투자심리와 정부의 대책이지만 증시로서는 또한번의 기로에
서있음은 분명한 것 같다.

지난 94년말이후 이렇다할 소득을 못올리고 있는 투자자들로서는
"나오느니 한숨"뿐인 시간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 최승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