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가수를 코미디언화하는 현재의 방송행태는 바뀌어야 합니다.

가수의 인기도가 가창력이 아닌 외모나 그럴듯한 말솜씨에 좌우되는
풍토는 고쳐져야 한다고 봅니다"

음악전문 케이블TV인 m.net (채널 27)의 장웅상 PD(30)는 신세대답게
자기주장이 분명하고 당당하다.

그는 케이블TV의 보급이 확대돼 진정한 음악을 위한 방송문화가
구축되면 이런 경향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장PD는 서울 용산고등학교를 거쳐 도미, 일리노이주립대에서 방송학을
전공한 뒤 94년 귀국해 m.net 의 창립멤버가 됐다.

"재미있을" 것같던 생각과 달리 힘들기만 한 방송 PD일을 "즐겁게
열심히" 한 결과 발상과 감각이 뛰어난 케이블TV 연출계의 떠오르는
별로 주목받고 있다.

"정말이지 적성에 맞지 않으면 견디기 힘듭니다.

일주일에 3~4일 밤샘하는 건 보통이고 2분짜리 컷을 위해 3시간이상
촬영하기도 하죠. 다행히 제겐 이 일이 재미 있습니다"

그가 현재 맡고 있는 프로그램은 매주 금요일밤 10시부터 1시간 동안
방송되는 "와이드 연예뉴스".

단신핫 뉴스, 신인가수와 새음반 및 콘서트 소개, 초대손님 코너 등을
통해 최신 음악정보를 시청자에게 제공하는데 포맷은 물론 진행과정이
독특하고 신선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어떻게 기획하고 촬영하고 편집하느냐에 따라 프로그램의 색깔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밋밋하지 않고 살아있는 프로라는 느낌을 전달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지요"

올해에는 보다 좋은 연출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으로 콘서트
전문 PD로 활약하고 싶다고 얘기한다.

10대 위주의 콘서트만 열리는 것이 못마땅하기 때문.

"지난해 내한한 미국의 올드팝그룹 "CCR"가 중장년층들의 큰 호응을
받은데서 알수 있듯 문화향수 욕구는 나이에 관계 없습니다.

표출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이죠. 다양한 계층을 두루 포괄할 수 있는
콘서트를 만들고 싶습니다"

보다 다양한 관객의 흡수를 위해 예술의전당이나 올림픽 주경기장과
같은 시설도 콘서트장으로 개방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콘서트 등의 행사기획이나 연출을 관계방송사나 프로덕션
소속PD가 전담하는 관행도 시정됐으면 좋겠다는 게 장PD의 생각이다.

"행사의 내용이나 성격에 따라 그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PD를 구해 일을 맡기는 체제가 도입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음악이 없는 비디오는 없는 만큼 시간이 날 때마다 한꺼번에 4~5개의
비디오를 빌려 보는 게 취미.

"작품을 만들어 놓고 보면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아직 배우는 단계인 만큼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공부도 열심히 할
계획입니다"

< 김재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