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은 스웨터 수출에서 시작해 내수의류시장에 뛰어든 섬유의류업체다.

지난 90년초 내수시장에 뛰어든 뒤 연평균 50% 이상의 매출신장을 기록
하는등 의류업계의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신원의 성장이 눈에 띠는 이유는 섬유의류업계의 경쟁이 격화되기 시작한
90년대에 뒤늦게 내수시장에 참여해 고속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 89년 이후 인건비등 원가의 상승과 생산인력의 부족,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후발개도국들의 추격으로 한국의 섬유산업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수출업체들이 내수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신원도 이무렵 내수시장에 참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고성장세를 지속
했다.

내수시장에 진입한 지 5년만인 지난 94년 매출기준으로 여성의류업계에서
시장점유율 1위(5.9%)를 차지하기도 했다.

신원이 내수시장에서 성공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다양한 고객층에 어필할
수 있는 적절한 브랜드를 개발한 것.

예컨데 "베스띠벨리"는 20~26세의 개성이 강한 캐리어우먼을 공략대상으로
하고 있고 "씨"는 고객층을 18~25세의 대학생과 직장여성으로 차별화해
다양한 고객층을 끌어들였다.

외국브랜드를 과감히 도입, 수요를 창출한 것도 매출 증대에 기여했다.

내수시장뿐만이 아니다.

홍콩 인도네시아등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등 수출지역 다변화에도 적극
나서 지난해 수출이 3억5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성장세 때문에 신원은 영국 자딘플레밍 증권사로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우량기업의 하나로 선정돼 지난해 10월 홍콩과 뉴욕에서 열렸던
국제기업설명회(IR)에 참가하기도 했다.

지난해 총매출은 94년보다 33.4% 늘어난 4천8백억원이며 순이익은 44.5%
증가한 1백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신원측은 설명했다.

올해 매출목표는 지난해보다 56.2% 성장한 7천5백억원, 순이익도 2백5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목표가 수월히 달성되리라고 기대하기는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

고성장에 따른 한계체감및 의류시장의 경쟁격화로 성장세가 한풀 꺾일
전망이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또 소매유통시장이 개방돼 국내업체들뿐만 아니라 외국업체들
과도 힘겨운 싸움을 벌어야 한다.

건설업등 계열사에 대한 지급보증 규모의 과다함과 사세확장에 따른 자금
부담등도 넘어야 할 장벽이다.

그러나 국내 섬유의류시장은 2000년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며
신원은 업종대표로서 높은 성장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원은 올해 "예거"등 외국브랜드를 도입해 30~40대 연령층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일본 도쿄와 미국 뉴욕에 전문매장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올 8월이면 경기도 광주에 짓고 있는 제 2물류센터가 완공된다.

물류센터는 물류비를 30% 이상 절감해 원가개선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신원측은 설명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북한에서 임가공업을 하고 있으며 남포에 합작의류공장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의 주가는 3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94년 4만7천원까지 오르다가 전환사채 70억원의 물량이 나오면서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산가치와 대비해 볼때 여전히 저평가 돼있다는
것이 선경증권측의 분석이다.

재무제표에 들어있지 않은 수출쿼터가 2백억달러규모에 달하는데다 연간
50%이상의 매출신장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회사 송기한상무는 "지난해에는 신흥중견그룹에 대한 악성루머로 주가가
일시 하락하기도 했지만 신원의 자산가치나 매출신장세등을 볼때 4만원대가
적정수준"이라고 말했다.

동양증권은 의류업체 주가가 1만원대인데 비하면 신원의 주가는 비교적
높은 편이며 외국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이어서 외국인한도 확대실시
시점에 맞춰 더욱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정태웅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