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맹인교수인 연세대 이익섭 교수(43.사회복지과)가 부교수로 승진,
또다시 화재.

이교수는 지난 22일과 23일 이틀간에 걸친 교수 인사평가위원회에서 79명
가운데 70%에 가까운 54명이 탈락되는 등 유례없이 강화된 승진삼사를 뚫고
지난 93년 객원교수로 강단에 선 이래 3년만에 부교수의 자리에 올라 오는
3월1일 정식 발령을 받게 된다.

이교수는 서울 사대부속국교 5학년때인 63년 망막염을 앓아 시력을 잃은뒤
서울맹아학교에서 중,고교 과정을 거치며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뿌리깊은
편견을 온몸으로 겪어야 했다.

대학 입학원서조차 반려당해 절망을 거듭했던 이교수는 지난 75년 모교인
연대신학과에 입학하면서 주의 편견을 불식시켜 나갔다.

미피츠버그 주립대학과 시카고대학을 거치며 정상인들보다 1~2년 빨리
박사학위를 따낸 이 교수는 지난 88년 시간강사로 모교와 인연을 맺게된 것.

이교수는 "조교와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도와줬는데 모교인 연대에서
부교수로 계속 강의를 할수 있게돼 이들에게 보답한 것 같아 기쁘다"면서
"앞으로 더욱 열심히 연구에 정진하면서 사회로부터 소외된 계층과 집단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 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