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선진국을 중심으로 엔젤도입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다.

엔젤(angel)이란 원래 미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기업화 초기단계에 천사처럼
나타나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개인 자산가를 지칭하는 것이다.

기업화 자금원은 창업자의 자기자본이나 친지.친구 등의 자금, 창업자와는
반드시 관계없는 개인자금, 소위 엔젤과 벤처캐피털(Venture Capital)등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되고 있다.

엔젤은 벤처캐피털과 유사성이 있지만 여러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으며
보완관계에 있다.

첫째, 엔젤은 주로 사업구상에서 초기 성장단계에 걸친 투자가 중심이나
벤처캐피털은 창업이후 주식공개에 이르는 후기 성장단계를 중심으로 하는
투자라는 점이다.

둘째, 엔젤은 주요 투자 동기가 높은 수익성에 있다는 점에서 창업자 자신
및 친구.지인 등에 의한 친분과 인연이 중요한 벤처캐피털과 다르다.

셋째, 엔젤은 기업에 자금만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고 경영진에게 다양한
전문 노하우를 제공하는 비중이 벤처캐피털보다 크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넷째, 엔젤은 시드(seed)단계나 갓 출발한 초기단계의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데 비해 벤처캐피털은 광범위한 비공개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다섯째, 엔젤은 개인투자자의 보유자산에 한정되는데 비해 벤처캐피털은
투자가를 모집, 펀드를 조성하여 투자원으로 하는 점에서도 다르다.

여섯째, 엔젤은 단순한 호칭이고 어떤 자격이나 요건이 없는 비공식적인
자금이란 점에서도 벤처캐피털과 다르다.

끝으로, 일반적으로 벤처캐피털보다 리스크허용도가 크고 개인자금이란
속성으로 인해 1회의 투자규모도 벤처캐피털보다 훨씬 적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엔젤이 처음 도입된 미국에서는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그 역할 또한
매우 높게 평가받고 있다.

투자잔고면에서 벤처캐피털을 훨씬 상회하고 있는 것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또한 엔젤의 평균 투자액은 벤처캐피털에 비해 훨씬 적지만 투자의 수익성
은 연율 25~30%대, 경우에 따라서는 50%이상인 경우도 적지 않다.

엔젤은 일반적으로 대부분 50~300마일 이내의 근거리에 소재한 기업을
선호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는 투자기업의 신속한 동태 파악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한편 엔젤은 기업이 발돋움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투자가들이 익명을 요하기 때문에 조직화하기에는 어렵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 기업가가 엔젤을 찾을때나 그 반대의 경우 지인으로부터
소개를 받거나 업무상 알게 되는 우연성이 강한 특징을 갖고 있다.

최근 일본 영국 등은 미래지향적 산업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이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특히 일본은 산업에 활력을 주는 벤처기업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어
최근들어 70년대초, 80년대 중반에 이은 세번째의 벤처기업 붐을 맞이하고
있다.

이같은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털을 보다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엔젤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즉 지금까지 일본의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이 주로 벤처캐피털에 의존
해온데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벤처캐피털은 고도의 기술력과 참신하고 풍부한 아이디어가 기업화
되는데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은 세계경제 포럼 등이 오는 2010년에 미국이 경제대국중 가장 높은
국가 경쟁력을 갖게 될것으로 전망하는 근거가 바로 산업의 신진대사 촉진제
역할을 하는 엔젤에 있는 것으로 평가하는 등 그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최근들어 일본의 일부 벤처기업들이 엔젤기능을 수행하고 있을 뿐아니라
엔젤재단까지 설립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개인투자자중 사업과 연계성이 큰 경우에는 엔젤을 네트워크화하여
보다 조직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주로 벤처기업이 엔젤로 활동하는 점에서
미국의 경우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소위 "일본판 엔젤"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도입초기에 있는 엔젤이 정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을 요한다고
본다.

그러나 금융구조 개선 필요성과 미국의 산업경쟁력 부상에 대한 우려 등의
사회적 분위기로 미루어 볼때 엔젤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높아 그 확산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비생산적 유동자금의 생산자금화, 산업의 신진대사 촉진을
통한 산업구조의 동태적 고도화, 기존 벤처캐피털의 취약점 보완, 특히
미래지향적이고 창조적인 중소기업 육성 차원에서 우리 실정에 맞는 엔젤
도입을 적극적으로 연구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