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전자상가를 찾는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이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이곳 저곳의 상가에 들러 여러 메이커제품의 기능을 비교하고
점포별 가격을 알아보고 난후 제품을 사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미리 마음속에
정한 모델에 대해 가격만 흥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가전양판점인 하이마트 용산점의 조완형씨는 "94년부터 이런 식으로
제품을 사가는 소비자들이 조금씩 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전체고객의
절반이상"이라며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용산 나진상가내 유성전자의 강평구씨는 "요즘들어 전화로 특정제품의
가격을 물어보고 마음에 들면 바로 배달을 주문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제품성능과 가격정보가 광고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특정제품의 가격만을 놓고 흥정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개포동에 사는 한 소비자는 "S사의 29인치 와이드TV를 사기로 마음먹고
용산에 들렀다"며 "가격이 가장 싼 매장에서 제품을 사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소비자들이 각종 광고매체를 통해 제품의 특성및
장점과 가격에 관한 정보를 손쉽고도 많이 얻을수 있게된 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가전제품에서도 최근 가격파괴바람이 일면서 매장마다 판매가격이
다른 것도 구매패턴변화의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용산 전자랜드의 최정용씨는 "구입하려는 제품을 미리 결정한 소비자들이
양판점 할인점 등에서 팔리는 가격을 비교한 후 알뜰구매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 장규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