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부도를 낸 삼보지질의 제3자인수를 놓고 대주주와 채권금융기관간
에 견해가 엇갈리면서 인수문제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삼보지질은 지반굴착과 천공분야에 독보적 기술을 갖고 있었으나 자금관리
부실과 금융기관의 조기여신회수로 올들어 첫 부도를 기록한 회사다.

부도원인이 비슷한 우성건설과는 달리 이해관계자간 첨예한 의견대립이
문제가 되고 있는 삼보지질의 처리결과는 이 회사의 앞날은 물론 금융기관과
기업간의 거래관행에 적지않은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금융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보지질의 1대주주(지분율28%)인 강병산사장은 지난 20일 법원으로부터
재산보전처분 결정이 내려져 채권 채무가 동결된 만큼 미국계 펀드로부터
이번주중 2천만달러를 출자받아 최대주주의 자리를 외국인에게 넘기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삼보지질의 강사장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채권금융기관들이 회사
를 다른 기업에 넘기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특히 동양투금이 자신 몰래 채권양도증서를 위조했다며 지난 8일
동양투금을 서울중부경찰서에 사문서위조혐의로 고소해 놓고 있다.

''삼보지질이 거래업체로부터 받을 공사대금을 동양투금에 넘긴다''는 증서를
동양투금이 위조해 제3자에게 회사를 넘기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강사장의 이런 주장에 대해 금융기관들은 반박하고 있다.

동양투금은 "채권양도증서는 지난해 10월5일 1차부도가 나자 자금지원을
계속하기로 하고 강사장이 보는 앞에서 삼보지질 직원이 직접 대표이사직인
을 찍어준 것인데 사문서위조로 고소한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채권금융기관은 이와 관계없이 제3자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삼보지질의 지분 21%를 갖고 있는 한국종합기술금융은 자회사인 한국종합
기술금융컨설팅을 통해 삼보지질의 제3자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종합기술금융컨설팅 관계자는 "현재 건설사를 낀 신흥중견그룹과
가계약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인수의사를 가장 강력히 희망한 업체는 신원종합개발 청구 삼부토건
성원건설등으로 알려졌다.

금융관계자들은 그동안 부도가 발생했으나 제3자에게 회사를 넘겨 회사도
살리고 창업자도적당한 창업자이득을 보장받은 사례가 없지 않은 점을 감안,
원만히 타결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삼보지질은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인 만큼 합리적인 해결책이 모색돼야
한다는게 금융계 관계자들의 주문이다.

(안상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