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좋아하고, 여행을 즐기며, 자연을 벗삼아 풍류를 즐길줄 아는 사람의
모임이 현대상선 산악회이다.

사내 친목도모를 목적으로 88년6월부터 산행을 시작한 현대상선 산악회는
70여척의 초대형 선박을 통해 수출입 화물을 전세계로 수송하면서 연간
21억불의 외화를 벌어들이는 회사의 이미지를 전국 방방곡곡에 심는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창립 당시부터 산악회를 이끌어 오시던 유철이사께서 장기집권의
폐해(?)를 자각하시고 용퇴하신뒤, 올해부터 내가 새로 모임을 맡았는데,
현재 50여명인 회원을 100여명으로 배가시키기 위해 지방 사무소, 당사의
대리점 등을 상대로 활발한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대상선 산악회는 주말을 이용하여 매월 한차례 이상씩 1박2일의 전국
주요 명산을 빠짐없이 찾아가고 있으며, 산행에 참가한 모두가 반드시
정상에 오른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산에 갈때마다 항상 기억에 남을만한 에피소드들이 생겨나 산행후에도
회원들의 소중한 추억거리를 만들어주는 것도 현대상선 산악회만의
자랑이다.

지난해 경기도 명지산 산행때는 회원들이 당시 TV에서 유행하던 "사랑의
작대기"게임을 했는데, 총각처녀 5쌍 가운데, 2쌍의 커플이 탄생하여
회비를 추렴, 영화 티켓을 상품으로 주는등 공개적인 데이트를 주선한
적도 있다.

그밖에도 주왕산의 영덕게 사건, 한라산의 장작패기 사건 등 회원들만이
간직하고 싶은 추억들이 있어 서로간의 끈끈한 관계를 유지시키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현대상선 산악회는 올해는 산행의 범위를 해외로 넓혀 우선적으로 대만의
명산 "옥산"을 오르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어느 누구라도 삶이 즐거움의 연속은 아닐 것이다.

가끔씩 눈을 들어 산과 바다, 하늘같은 자연을 돌아볼 여유가 필요할
것이다.

그런점에서 산을 오르면서 땅만 보고 걷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올려다
보고, 바다도 내려다 볼수 있는 여류로움은 살아가는데 가끔씩 즐거움을
주는 매듭 같은 것이어서 좋다.

더욱이 그 즐거움을 여러 사람과 같이 하면서 느끼는 넉넉함, 편안함은
산을 오르는 이들만의 특권같은 것이리라.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