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들이 높은 금융비용에 시달리고 있다.

매출원가나 판매및 일반관리비를 아무리 줄여도 금융비용부담이 많다보니
일본이나 대만기업에 비해 수익률은 낮을수 밖에 없다.

한은이 발표한 "우리나라 제조업의 원가추이분석"은 이같은 현상을 극명
하게 보여 준다.

지난 94년 국내대기업들의 순금융비용부담률은 4.3%에 달했다.

반면 일본 주요기업은 0.3%에 불과했다.

1천원어치의 물건을 팔면 국내기업은 43원을 이자로 부담한다.

일본기업은 3원만 내면 된다.

국내기업의 영업외적인 비용이 14배가량 많은 편이다.

순금융비용에다 순외환차손등을 합친 순영업외비용(영업외수익에서 영업외
비용을 뺀 것)도 마찬가지다.

지난 94년 국내제조업의 순영업외비용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9%
에 달했다.

반면 일본기업은 0.4%, 대만기업은 마이너스 0.2%(93년기준)에 불과했다.

국내기업은 영업과 관계없는 부담이 너무 많은 탓에 경쟁력이 떨어질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실제 영업외비용을 뺀 매출원가나 판매및 일반관리비 부문에선 국내기업이
일본이나 대만기업보다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지난 94년 국내 제조업체의 매출원가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7%
였다.

일본기업(80.1%)나 대만기업(83.0%)보다 엇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수준
이다.

판매및 관리비부담은 오리혀 훨씬 낮은 편이다.

판매및 일반관리비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기업이 11.7%로
일본(16.7%)이나 대만기업(12.0%)을 밑돌고 있다.

금융비용을 비롯한 영업외비용이 국내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결과는 낮은 매출액경상이익률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94년 국내제조업의 매출액경상이익률은 2.7%(대기업은 3.1%)였다.

반면 일본과 대만기업은 각각 2.9%와 5.3%로 국내기업보다 높았다.

문제는 이같이 높은 금융비용부담률이 좀체 낮아지지 않는다는데 있다.

국내 제조업의 순금융비용부담률은 88년 3.5%에서 93년 4.3%까지 상승했다.

94년엔 4.0%로 다소 낮아졌으나 지난해 상반기엔 다시 4.1%로 높아졌다.

반면 매출액대비 매출원가비율은 지난 88년 83.9%에서 지난해 상반기엔
80.2%로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그러나 높은 금융비용부담으로 인해 이익률은 뚜렷히 나아지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은은 따라서 제도적으로 물가안정의 기반을 구축해 인플레이션기대심리를
불식, 금리의 하향안정화를 도모하는 한편 기업의 재무구조개선노력을 유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