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업계가 서서히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

각종경제지표들이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는가 하면 환율과 주식시장등 주변
환경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경제신문등 언론사등이 실시한 각종 앙케이트조사에서는 대상기업의
60%이상이 올 매출액및 이익규모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익증대를 예상하는 기업만 본다면 80%이상에 이른다.

기업들이 그동안 인원삭감을 중심으로 꾸준히 리스트럭처링(사업재편)을
실시해온데다 엔약세등의 효과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호전전망은 각종연구소들의 분석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일흥리서치센터의 경우 달러당 1백엔을 기준으로 올해 상장기업들(금융업
제외)의 이익증가율이 18.2%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별기업측면에서도 실적호전현상이 선명하다.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지난9월의 중간결산에서는 경상이익이 6백80억엔에
머물러 전년동기대비 54%나 감소했으나 96년3월결산에서는 연간경상이익이
3천억엔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초예상 2천억엔을 50%나 웃도는 것이다.

이로써 도요타는 90년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왔던 경상이익규모가 오는
3월결산부터는 증가세로 반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당 1백5엔선이 유지되면 97년3월기에는 5천억엔대의 경상이익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닛산도 올해는 적자를 탈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97년3월기에는 이익
규모가 7백억-8백억선으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일본제철 고베제강등 철강5사는 지난해 3월결산까지만해도 대부분 적자에
시달렸으나 올해는 전사가 흑자로 돌아섰다.

9월중간결산에서 이미 6백28억엔의 흑자를 기록해 연간흑자가 얼마로
늘어나는냐가 관심사다.

기업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데는 엔약세현상이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한때 달러당 80엔까지 상승하는 초강세를 나타냈던 엔화가
최근엔 달러당 1백5엔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단순히 계산하면 일본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30%나 강화됐다는 이야기다.

엔강세의 최대원인이었던 막대한 무역흑자도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어 엔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자동차11사의 경우 엔화가 달러당 1엔 하락하면 합계 3백50억엔의 이익
증대요인이 된다.

일흥리서치센터는 엔화시세가 달러당 1엔 하락할 경우 상장기업의 경상
이익증가율은 1.4% 상승할 것으로 시산하고 있다.

달러당 1백5엔선이 정착되면 이익증가율이 25%이상에 달할 것이라는 계산
이다.

주식시장도 원군역할을 하고 있다.

도쿄증시의 바로미터인 닛케이평균주가는 지난해 7월 1만4천엔대까지
떨어졌으나 6개월이 지난 지금은 2만엔대를 회복했다.

이에따라 기업들의 자금조달환경이 개선되고 있고 주가하락으로 발생했던
평가손실도 줄어들어 재무적인 측면에서도 다소 여유를 찾고 있다.

이같은 측면을 반영 올경제성장에 대한 전망도 대체로 밝은 편이다.

일본정부는 올해 실질GDP(국내총생산)성장률을 2.5% 명목GDP성장률을
2.7% 수준으로 각각 전망하고 있다.

또 지난해 1.8%에 그쳤던 민간설비투자증가율도 올해는 4.1%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쿄은행 아사히생명등의 금융기관및 민간연구기관들은 대체로 1.5~2%
안팎의 실질성장률을 내다보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역시 일본이 선진국중에서는 가장 못하긴 하지만
올해 2.0%의 실질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점들을 종합하면 올해 일본경제는 장기불황의 여파를 완전히
벗어나기는 힘들지만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최근의 성장률이 정부나 경제연구소들의 전망을 하회해 온점을 감안
하더라도 1.5%안팎의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년간 성장률이 1%에도 미치지 못했던 데에 비하면 눈에 띄는 회복세
라 할만하다.

다만 일본의 경우 90년대 이전에는 경기후퇴기에도 실질성장률이 3%정도를
나타내 왔었기 때문에 국민들이 피부로 실감을 느끼는 경기회복은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도쿄=이봉구특파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