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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포살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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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남북조시대의 고승인 혜원이 중병에 걸렸다.

    병세가 위독해지자 제자들이 술로 병을 고치기를 간청했지만 그는
    "율문에 없는 일"이라고 듣지않았다.

    다음에는 미음을 마시도록 권했으나 한낮이 지나면 음식을 먹어서는
    안된다는 계율이 있다고 마시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다음에는 꿀물을 마시라고 권유했더니 그래도 되는지
    율문을 찾아보라고 했다.

    그러나 제자들이 율문을 찾는 도중에 혜원은 입적했다고 한다.

    계율지키기를 생사와도 바꾸지 않은 혜원의 이 고사는 중국 불도들이
    얼마나 계율을 지키는데 엄격했던가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계율을 생명보다 중시했던 것은 중국인들만은 아니었다.

    신라의 자장율사는 선덕여왕이 재상에 취임하지 않으면 목을 베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을때,"내 차라리 계를 지키고 하루를 살지언정 계를
    깨뜨리고 백년을 살기를 원치않는다"고 했다고 한다.

    이 "삼국유사"의 기록은 신라불교에서도 역시 계율이 중국에 못지않게
    중시되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자장율사는 일정한 법도가 없던 신라불교의 기강을 계율을 통해
    확립시킨 인물이다.

    대국통에 오른 그는 전국의 승니에게 불경을 공부하게 하고 매달
    두번씩 계율을 설하게 했다.

    그리고 매년 봄 가을이면 시험을 보았고 "포살"이라는 의식을 거행해
    계율을 범한 죄를 고백하고 참회하도록 했다.

    또 순검사를 전국에 파견해 승니의 과실을 징계하는등 승풍확립에
    진력했다.

    자장율사에 의해 의식으로 확립돼 오늘날까지 조계종 선원에서만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는 것이 참회수행의 하나인 "포살"이다.

    승려들이 모여 58개의 보살계를 하나하나 읽어가면서 참회한다.

    옛날에는 참회한뒤 "나는 청정하다"고 세번씩 다짐했다는데 요즘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확실치 않다.

    조계종 총무원의 스님들이 승풍진작을 위한 계율지키기운동에 앞장서기
    위해 매월 정기적으로 "포살법회"를 갖기로 하고 29일 조계사에서
    첫 법회를 연다고 한다.

    어느 종교든 신자들이 지켜가야 할 계율이 있게 마련이지만 승려들에게
    있어서 계율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모처럼 계율지키기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 실시되는 "포살"같은 의식이
    형식적인 것으로 흐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복잡하고 비현실적인
    계율의 정리작업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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