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용구두가 달라지고 있다.

뾰족하던 앞코가 둥글거나 사다리꼴로 무뎌지고 뒷굽도 뾰족하고 가는
모양에서 뭉툭하고 굵은 형태로 바뀌었다.

굽의 높이도 낮아졌다.

20대 젊은여성들의 캐주얼용으로 2~3년전부터 인기를 끌던 이같은
스타일이 점차 확산돼 30~40대 정장구두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

이 유행의 선두에 선 곳은 "소다" "미투리" 등 20대초반 여성들이 즐겨
찾는 브랜드.이들이 내놓은 편안한 힐은 독특하고 활동적인 구두를 찾는
젊은층의 취향과 맞아떨어져 인기를 모았다.

뭉툭한 구두바람은 에스콰이아 금강 엘칸토등 기존의 구두메이커가
"F/L" "무크" 등 "젊은" 제2의 브랜드로 이 물결에 동참하도록 만들었다.

제일모직 하티스트 등 기성복브랜드에서 만드는 구두가 같은 대열에
선 것도 마찬가지 이유.

패션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활동성과 편안함을 중시하는 키큰 젊은세대가
주소비층으로 등장한데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또 하나의 이유는 의학적인 것.

미 발의학협회는 95년 "티눈 굳은살 짓눌린 발톱 등 발질환을 겪는 사람의
94%가 여성인데 이는 적정선(2~5cm)보다 턱없이 높은 굽과 좁은 볼 때문"
이라고 발표했다(1월10일자 "월스트리트저널").

남성도 뾰족한 하이힐을 신던 17세기에는 발환자가 많았으나 굽이 낮아진
지금은 별로 없는 것이 그 증거라는 주장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