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정씨(26)는 하루종일 컴퓨터앞에 앉아 인터넷에 국내기업정보를
올리는 일을 하고있다.

황씨의 직업은 "기업 홈페이지 디자이너".

국내에서 이직업을 전문으로 갖고있는 사람은 불과 수십명일 정도로
아직 낯선 신종직업이다.

그는 기업으로부터 받은 정보를 인터넷의 "홈페이지"란에 효과적으로
홍보할수있도록 꾸미고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황씨는 "언제나 새로운 정보를 접할수있는
인터넷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며 "월급도 일반기업체와 비슷한데다
충분한연구시간이 보장돼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께부터 기업홍보를 위해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만들려는
기업들의 문의가 늘면서 일거리가 크게 늘고있다면서 성장성이 매우
높다고 자랑한다.

최근 컴퓨터가 널리 보급되고 PC통신인구가 60여만명에 육박하면서
그동안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직업들이 잇따라 등장하고있다.

송은식(24)씨의 직업은 헬프데스크로 불린다.

그는 인터넷사용자들이 모르거나 궁금한 부분에 대해 답변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다.

또 원하는 정보를 신속히 찾아주는 "정보검색사", PC통신망에 데이타
베이스를 제공하거나 대화포럼방을 관리운영하는 "IP (Information
Provider)관리자"도 새로 얼굴을 내민 직업이다.

소득 1만불시대를 맞아 각종 서비스, 광고, 건강 등을 담당하는 직업도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배줄리씨(24)는 엑스포도우미를 했던 경험을 살려 전문이벤트사를
꾸리고있는 당찬 신세대 여성이다.

국제회의통역을 비롯해 각종 행사의 나레이터모델, 컴패니언걸으로
나설 뿐만아니라 2백여명의 전속회원을 관리하고 있는 배씨는 "직업
선택에 대한 사고방식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변하고 있다"고 말한다.

요즘들어 새로운 직업들이 잇따라 나타나고있는것은 정보화사회의
발달로 사회구조가 변하고있는데도 원인이 있지만 자신만의 개성과
창의성을 무기로 새로운 분야에 과감히 도전하는 신세대가 늘고있는데도
원인이 있다.

노동부산하 중앙고용정보관리소가 26일 발간한 "한국직업사전"개정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직업수는 모두 1만1천5백37개로 10년전에 비해
1천86개가 새로 생겨났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기술혁신과 정보화의 여파로 연구개발,
전산정보처리, 사업서비스 등 분야에서 신종직업이 집중 출현한 점.

특히 인공위성개발원, 위성통신설비연구원, 광통신연구원, 인공지능
연구원 등 불과 몇년전만해도 들어보지못하던 첨단 직업들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또 80년대 후반 이후 현대인의 일상생활이 분주해지고 욕구가 다양해짐에
따라 이를 충족시키기위한 기발한 서비스업이 속속 출현한 것도 흥미있는
대목.

브랜드메이커, 내레이터목델, 텔레마케팅요원, 보완시스템요원 등
이 이런 범주에 속한다.

여기에다 직업병전문의, 국제법률가, 선물거래인 등 전문성을 요구하는
직업도 급증하고 있다.

사회가 다양해지고 관심사도 여러 곳으로 분산되면서 직업도 전문화
세분화돼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전문대학의 인기가 높아지고 새로 생기는 학과가 늘어나는 현상도
이와 깊이 관련돼있다.

올해 전문대학에서 새로 생긴 학과만도 자동차서비스과에서부터
환경계획과, 광고사진과, 외식사업과등 35개.

종합대를 졸업한 학생들이 전문대학에 재입학하는 경우도 이젠 더이상
특이한 현상이 아니다.

직업전문가들은 정보화사회가 진행되고 소득수준이 높아질 수록 지식
정보 창의성이 요구되는 직업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경제연구소는 컴퓨터관련분야, 환경 및 건강분야, 세계화의 진전으로
파생되는 분야, 여가활용분야, 사회과학적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
창의성과 개성이 강조되는 분야등이 21세기에 각광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