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세라믹스의 조성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다양한 기법들이 개발돼
세라믹스를 사용하는 부품및 관련제품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파인세라믹스는 초정밀 첨단전자기기 부품의 원료.

최근들어 쓰임새가 확대되면서 첨단소재로 각광받고 있지만 첨가물에 따라
특성변화가 심하다.

따라서 그 정체를 낱낱이 밝혀낼수 있는 시험평가기법이 무척 중요하다.

생산기술연구원 부설 산업기술시험평가연구소 전자재료평가팀(팀장 이인식)
은 최근 3가지의 파인세라믹스 조성분석기법을 개발했다.

통상산업부의 "전자소재 시험평가기술개발" 과제를 5년째 수행하고 있는
이팀의 첫번째 성과는 파인세라믹스에 섞여 있는 극미량의 불순물을 알아낼
수 있는 초정밀분석방법.

예를들어 고순도 알루미나를 분석할때 가압용기를 이용한 산분해방법을
채택, 불순물의 검출한계를 PPM수준까지 낮춤으로써 99.99%이상의 고순도
알루미나 미분말의 분석이 가능해졌다.

또 분말의 1차 입자특성인 입도분포평가, 2차 입자특성인 성형특성평가
방법등 분체특성을 정확히 평가할수 있는 방법도 확립, 국산개발 소재의
품질을 확인할수 있는 길을 열었다.

소재의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하지 못해 그동안 일본에서 수입해 쓰던
점화플러그 인슐레이터등 핵심전자부품을 독자개발할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이 팀은 또 X선 형광분석용 표준시편(CRM)12종을 개발, 올해부터 산업체에
보급하고 있다.

CRM은 니오븀(Nb) 지르코늄(Zr)등 희토류원소를 포함한 10개 원소에 대한
검정곡선을 정확히 만들어낼수 있어 티탄산바륨 소재의 X선 형광분석
정밀도를 크게 개선할수 있는 표준시편이다.

티탄산바륨 소재는 캠코더 VTR등의 핵심부품인 다층세라믹 커패시터(MLCC)
및 자동차용 모터의 과전류보호용 PTCR등의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데
희토류산화물등 난용성 첨가물이 많이 혼합돼 조성분석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번 CRM개발로 상용화된 표준물질이 전혀 없어 발생했던 업체간 데이터의
호환성문제를 해소할수 있게 된것이다.

이 팀이 개발한 3번째 기술은 슬러리 직접주입ICP분석법.

파인세라믹스 소재분석에 가장 많이 사용되지만 시료를 완전히 용해해
주입해야 하는 원자분광방법의 단점을 보완할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이 분석법은 시료를 용해시키지 않고도 조성을 분석할수 있어 파인세라믹스
를 용해하기 위해 걸렸던 20~50시간을 단축할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용해과정에서 끼여들수 있는 오염발생요인 또한 원천 차단함으로써 분석의
정확성을 높일수 있게 됐다.

이같은 파인세라믹스 조성의 정밀분석법은 국내 산업계에 커다란 파급효과
를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갈수록 고품위화되고 있는 신소재의 특성을 정확히 확인, 그에따른 제품
개발및 성능향상을 위한 신뢰성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할수 있게 됐기 때문
이다.

이팀장은 "최근 하이브리드 집적회로의 기판재료나 절연재료등 전자재료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는 알루미나의 경우 국내에서도 99.8%의 고순도 원료를
개발했으나 품질특성을 확인할 기술이 없어 판매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이번에 개발된 정밀평가기술을 보급, 표준화하면 그동안의 애로를 해소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팀의 임창호 선임연구원도 "완제품의 성능은 기초소재의 정확한 분석
기법이 확립돼야 끌어올릴수 있다"며 "불순물이나 첨가제에 따라 다양한
특성을 내는 파인세라믹스를 활용, 제품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재분석
기법 개발에 대한 보다 과감한 투자와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
했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