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상업우선주의 제창 .. 김시행 <유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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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계 유통업체인 한국마크로가 새해들어 인천에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을 개장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값싸고 다양한 제품을 소비자들이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이기도 하지만 어딘가 허전한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유통시장 개방원년을 맞아 외국 업체들이 진출하고 있는 상태에서
우리 유통시장은 아직도 "5일 장"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국내 유통업이 그동안 지나치게 경시돼왔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도 모르겠다.
국민총생산(GNP)의 14.9%, 총고용인구의 23.4%를 차지하고 있는
유통업을 전담하는 곳이 통산부 산업정책국에 속해있는 유통산업과
하나뿐이라는 사실은 우리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GN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1%인 농림수산업 분야에서는 농림수산부라는
독립부처가 있다.
유통업은 그 위상에 걸맞지 않은 대우를 받아온 셈이다.
유통업이 소외돼왔다는 것이 물론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조선시대에는 사농공상이라 해서 상업이 가장 천대받았다.
일부 상인들이 어느정도 활약한 적은 있지만 기업화된 형태는 없었다.
60년대 이후 경제개발 과정에서도 유통업은 관심권 밖이었다.
"수출제일주의"라는 슬로건 아래 제조업에만 관심이 쏠렸다.
"유통업체의 해외진출은 그나라 상품수출을 동반한다"는 평범한
진리도 무시됐다.
오로지 제조업 우위만 있었을 뿐이다.
그러다보니 국내에는 내로라 할만한 유통업체가 성장하지 못했다.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의 분야에서는 한 업체가 연간매출 10조원을
넘어서고 있는 반면 유통업계에서는 지난해 롯데백화점의 2조원 돌파가
고작이다.
1조원을 넘는 유통업체는 3~4개 정도다.
5,000억원을 넘는 회사를 다 합쳐도 열 손가락을 꼽기 힘들다.
나머지는 거의 대부분 중소 영세상인들이다.
이같은 유통업계 현실은 각종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전국 유통업체중 종업원수가 2명 이하인 소매업체가 전체의 91%에
이르고 있다.
매장면적 기준으로 볼때도 10평미만이 78%에 달한다.
한 두명의 가족노동력에 의존하는 영세상이 유통업의 주축을 이룰
만큼 국내 유통업은 전근대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유통시장의 문이 활짝 열린 것이다.
선진 마케팅기법과 경영 노하우를 갖고 있는 외국 유통업체들이
국내시장을 만만히 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연간 매출액이 80조원에 이르는 미국의 월마트는 2대의 인공위성을
통해 세계 곳곳의 상품정보를 입수해 값이 가장 싸면서도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조달 판매하고 있다.
앨빈 토플러가 "권력이동"에서 지적했듯이 이윤마진이 정보싸움에
좌우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같이 막강한 정보력을 갖춘 월마트가 국내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완구분야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토이저러스도 국내에 모습을
드러낼 날이 멀지 않았다.
K마트 타깃 막스스펜서 프로모데스 미쓰코시등 많은 외국업체들이
국내에 진출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들 외국 업체에 맞서 싸울 "간판스타"들이 없다.
반도체에서 삼성전자, 자동차에서 현대자동차, 철강에서 포스코,
조선에서 현대중공업같은 초일류기업이 유통분야에는 눈에 띄지 않는다.
구멍가게들과 몇몇 슈퍼마켓, 그리고 소수의 백화점들이 이들과 힘겨운
전투를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개방 이후 유통업체들의 생존경쟁과 이에따른 판도변화는 제조업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게 확실하다.
국내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대리점이나 직영점을 직접 운영하면서
자사제품을 판매해왔다.
가격면에서도 대리점은 양판점 등에 뒤진다.
앞으로 닥쳐올 유통업의 소용돌이에서 제조업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유통업은 "경제의 핏줄"이라고 불린다.
유통업이 발전하지 못할 경우 기업과 소비자들은 불필요한 비용을
더 많이 지출할 수밖에 없다.
유통이 원활하게 돌아가야 경제에 활력도 생긴다.
우리는 지금까지 이같은 평범한 사실을 무시해왔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때"라는 말이 있다.
아마도 우리 유통업을 두고 이런 말이 생기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실감나게 들린다.
유통업계관계자들 뿐만아니라 정부 제조업체 연구기관 관계자들이
이제부터라도 국내유통업의 육성에 눈을 돌려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상업자본의 부흥을 위한 신중상주의를 채택할 때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9일자).
할인매장을 개장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값싸고 다양한 제품을 소비자들이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이기도 하지만 어딘가 허전한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유통시장 개방원년을 맞아 외국 업체들이 진출하고 있는 상태에서
우리 유통시장은 아직도 "5일 장"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국내 유통업이 그동안 지나치게 경시돼왔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도 모르겠다.
국민총생산(GNP)의 14.9%, 총고용인구의 23.4%를 차지하고 있는
유통업을 전담하는 곳이 통산부 산업정책국에 속해있는 유통산업과
하나뿐이라는 사실은 우리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GN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1%인 농림수산업 분야에서는 농림수산부라는
독립부처가 있다.
유통업은 그 위상에 걸맞지 않은 대우를 받아온 셈이다.
유통업이 소외돼왔다는 것이 물론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조선시대에는 사농공상이라 해서 상업이 가장 천대받았다.
일부 상인들이 어느정도 활약한 적은 있지만 기업화된 형태는 없었다.
60년대 이후 경제개발 과정에서도 유통업은 관심권 밖이었다.
"수출제일주의"라는 슬로건 아래 제조업에만 관심이 쏠렸다.
"유통업체의 해외진출은 그나라 상품수출을 동반한다"는 평범한
진리도 무시됐다.
오로지 제조업 우위만 있었을 뿐이다.
그러다보니 국내에는 내로라 할만한 유통업체가 성장하지 못했다.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의 분야에서는 한 업체가 연간매출 10조원을
넘어서고 있는 반면 유통업계에서는 지난해 롯데백화점의 2조원 돌파가
고작이다.
1조원을 넘는 유통업체는 3~4개 정도다.
5,000억원을 넘는 회사를 다 합쳐도 열 손가락을 꼽기 힘들다.
나머지는 거의 대부분 중소 영세상인들이다.
이같은 유통업계 현실은 각종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전국 유통업체중 종업원수가 2명 이하인 소매업체가 전체의 91%에
이르고 있다.
매장면적 기준으로 볼때도 10평미만이 78%에 달한다.
한 두명의 가족노동력에 의존하는 영세상이 유통업의 주축을 이룰
만큼 국내 유통업은 전근대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유통시장의 문이 활짝 열린 것이다.
선진 마케팅기법과 경영 노하우를 갖고 있는 외국 유통업체들이
국내시장을 만만히 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연간 매출액이 80조원에 이르는 미국의 월마트는 2대의 인공위성을
통해 세계 곳곳의 상품정보를 입수해 값이 가장 싸면서도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조달 판매하고 있다.
앨빈 토플러가 "권력이동"에서 지적했듯이 이윤마진이 정보싸움에
좌우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같이 막강한 정보력을 갖춘 월마트가 국내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완구분야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토이저러스도 국내에 모습을
드러낼 날이 멀지 않았다.
K마트 타깃 막스스펜서 프로모데스 미쓰코시등 많은 외국업체들이
국내에 진출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들 외국 업체에 맞서 싸울 "간판스타"들이 없다.
반도체에서 삼성전자, 자동차에서 현대자동차, 철강에서 포스코,
조선에서 현대중공업같은 초일류기업이 유통분야에는 눈에 띄지 않는다.
구멍가게들과 몇몇 슈퍼마켓, 그리고 소수의 백화점들이 이들과 힘겨운
전투를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개방 이후 유통업체들의 생존경쟁과 이에따른 판도변화는 제조업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게 확실하다.
국내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대리점이나 직영점을 직접 운영하면서
자사제품을 판매해왔다.
가격면에서도 대리점은 양판점 등에 뒤진다.
앞으로 닥쳐올 유통업의 소용돌이에서 제조업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유통업은 "경제의 핏줄"이라고 불린다.
유통업이 발전하지 못할 경우 기업과 소비자들은 불필요한 비용을
더 많이 지출할 수밖에 없다.
유통이 원활하게 돌아가야 경제에 활력도 생긴다.
우리는 지금까지 이같은 평범한 사실을 무시해왔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때"라는 말이 있다.
아마도 우리 유통업을 두고 이런 말이 생기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실감나게 들린다.
유통업계관계자들 뿐만아니라 정부 제조업체 연구기관 관계자들이
이제부터라도 국내유통업의 육성에 눈을 돌려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상업자본의 부흥을 위한 신중상주의를 채택할 때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