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돌연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를 남북이 공동개최하자고
제의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반응인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

월드컵 공동개최는 북한의 태도변화를 상징하고 이는 곧 북한의
개방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측의 제의에 침묵으로 일관해오다 공동개최 의사를 밝힌것은
구조적인 경제난에 지난해 닥친 엄청난 수해로 극심한 식량난까지 겹치는
등 최악의 상황을 타개하기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 것 같다.

여기에다 외화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막대한 수익이 예상되는
월드컵대회를 외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금미납으로 태국으로부터 쌀수입을 거부당한 상황에서 이같은 확실한
"외화벌이"를 잡지않을 이유는 없을 것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한.일간의 팽팽한 월드컵유치경쟁이 최근 우리쪽으로 유리하게
진행되자 공동개최 사항을 부각시켜 우리측의 발목을 잡으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88년 서울올림픽 공동개최 제의와 같은 의도라는 것이다.

공동개최를 위한 실무 협상 등을 질질 끌고 문제를 일으켜 한국개최가
복잡한 문제라는 인식을 주는 등 흠집내기일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국민과 정부는 이런 때일수록 마음을 모아 슬기롭게 대처해나가야
할 것이다.

김태용 <경기 고양시 행신동 무원마을아파트>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