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의 매기가 살아나고 있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표준건축비를 인상하는등 주택시장
부양대책을 잇따라 내놓자 수도권 등 대도시인근의 전용 25.7평이상
중.대형 미분양아파트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1만9천6백40가구의 미분양아파트를 갖고있는 주공의 경우 아파트 표준
건축비 인상조치가 발표된 지난 22일 하루에만 1백56가구가 판매되는 등
29일까지 하루평균 1백40가구씩 모두 9백80가구가 계약됐다.

이는 21일 이전까지 하루평균 미분양아파트가 하루 평균 45가구만 판매된
것에 비하면 3배이상 늘어난 판매물량이다.

또 현대건설도 미분양주택이 전남순천 경기이천등 전국적으로 1천2백여
가구에 달하는데 지난 20일까지만 해도 하루 판매량이 3~4가구에 지나지
않던것이 최근들어 15~16가구씩 판매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군 창현지구에 3백여가구의 아파트가 미분양된 경향건설도
불과 2주전만해도 단 한건도 판매계약하지 못했으나 최근 4~5일 동안에만
9건을 계약체결했다.

이 회사관계자는 "문의전화가 하루 20~30통씩 오고있어 내달초면 완전
소진될 것 같다"고 밝혔다.

건영도 송탄시 이충지구에 5백60여가구의 미분양아파트가 발생, 종전
1주일에 기껏 1건정도 판매되던 것이 최근 모델하우스를 찾는 내방객이
평일 1백50명, 주말엔 90명식 쇄도하며 하루 4~5건씩 계약된다고 밝혔다.

청구의 경우도 지난해 7월 춘천시 석사지구에 분양한 23A및 23B평형이
1백78가구가 미분양돼 골치를 앓았으나 22일 이후에만 무려 1백여가구가
분양계약됐다.

신동아건설는 남양주, 김포 이화, 광주광역시 등 3개 지구에서 최근
1주일 사이에 2백60여가구의 미분양주택을 판매했으며 대우건설도 경기
이천 등 수도권 2개 지구의 미분양주택 3백71가구중 2백66가구를 최근
처분했다.

이같이 지난 22일 아파트 표준건축비를 조기인상하자 마자 미분양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데 대해 건설업계및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주택수요자들의 불안심리가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아파트분양가가 곧 자율화될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수요자들의 구매심리를 자극, 미분양아파트에 매기가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분양아파트에 매기가 집중되는 것은 다음달부터 표준건축비가 평균
7.5% 인상돼 미분양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다음달부터 공급될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보다 평균 5~6% 저렴하고 자금지원등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건축비를 올리면 주택시장이 잠시 움직이던 예전의
양상과 사뭇 다르다"며 "특히 수도권및 대도시인근의 로얄층에 위치한
전용면적 25.7평이상 중.대형 아파트가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 사회 2부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