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가 홍신자씨가 2~4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존 케이지의
곡을 안무한 "네개의 벽"으로 96년 무용공연의 막을 연다.

이번 공연은 존 케이지의 유일한 댄스곡인 "네개의 벽" 탄생 51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국내 초연 무대.

1944년 머스 커닝햄이 안무 감독한 "댄스 플레이"를 위해 작곡된
"네개의 벽"(총 2막14장)은 콜로라도주 스팀보우트 스프링스에서 열린
페리-맨스필드 워크숍에서 초연됐다.

이후 "독백"이라는 독무로 공연되다가 지난 85년 홍신자씨가 새롭게
안무해 마가렛 렝 탄(피아노)과 안드레 굿맨(보이스)의 협연으로 아시아
소사이어티 무대에 올려졌다.

인간 영혼들의 갈등과 내면세계의 체험을 표현한 이 작품은 60년대에야
비로소 일어나는 미니멀리즘보다 20여년이나 앞서 독창적인 침묵과 반복,
점진적 변화과정의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피아노의 흰 건반만으로 연주되고 작품 중간에 목소리가 곁들여지는
것이 특징.

1시간15분동안 진행되는데 에너지를 몸속으로 집중시키는 듯 절제된
동작의 1부에 이어 2부에는 내면의 에너지를 외부세계로 발산하는
정열적이고 격정적인 춤사위가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특히 홍신자씨와 일본을 대표하는 현대음악의 거장
유지 다카하시가 89년 동경공연에 이어 두번째 호흡을 맞추는 중량감
있는 무대로 무용계뿐만 아니라 음악계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명 다비드 무디, 의상 진태옥.

2~3일 오후 7시30분 4일 오후 4시30분.

문의 518-7343 .

< 정한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