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31일 "정부는 앞으로 불투명한 법령을 투명하게 개정하고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규제는 과감히 철폐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날저녁 청와대로 현대 정몽구, 삼성 이건희, LG 구본무, 대우
김우중회장등 30대그룹회장들을 초청, 만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
히고 "기업인들은 앞으로 정치인이나 관리들을 만나는데 신경쓰지 말고 기업
활동에만 전념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대기업회장들이 위축된 분
위기를 청산하고 적극적으로 투자와 경영에 나서 주기 바란다"며 "기업들은
이제 과거 어두운 정경유착의 관행을 근절하고 밝고 떳떳한 새로운 경제질서
구축에 합심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또 "금년도 우리가 풀어야할 과제는 물가안정 노사관계안정 경
기양극화해소"라고 지적하면서 "특히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대기
업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중소기업들이 독자적으로 담당할수 있는 분야는 중소기업 나름
대로 발전할수 있도록 대기업들이 가능한 도와주고 대기업의 현금결제가 2차
3차 수급기업에도 파급될수 있도록 회장들이 직접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
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그동안 산업화과정에서 다소 소홀했던 산업재해와 환경문
제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 달라"며 "대기업의 국제적 위상에 걸맞는 작업환경
과 환경보호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국민경제에 대한 큰 기여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에 대해 일부 국
민들의 시선이 따가운 것은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라며 "국민 모두로부터 신
뢰와 사랑을 받을수 있도록 항상 공정한 경쟁과 투명한 경영활동에 힘써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대통령은 이와함께 "오늘 충분한 얘기를 못나눠 아쉽게 생각한다"며 "기
회가 닿는대로 개별적으로 따로 만날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이자리에서 30대그룹회장들은 금년도 사업전망과 투자계획등을 설명하고 정
부가 규제완화와 경영환경개선에 더욱 노력해줄 것을 건의했다.

저녁6시부터 2시간이 넘게 진행된 만찬에는 30대그룹회장중 25명의 회장들
과 나웅배경제부총리, 박재윤통산부장관, 김광일비서실장, 구본영경제수석등
이 참석했다.

30대그룹중 선경 최종현, 롯데 신격호, 극동 김용산, 한보 정태수회장등 4
명은 해외체류중이거나 일신상의 사유로 불참했으며 우성 최승진회장은 부도
로 인해 초청대상에서 제외됐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