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 김문권 기자 ]

기존 수돗물을 30%이상 깨끗하게 정수할 수 있는 정수처리제를 부산시가
3억원 가량의 예산을 이유로 사용을 꺼리고 있어 수돗물정책이 헛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산시 수질검사소가 최근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갈조류(다시마 미역
등)에서 추출한 천연고분자 화합물인 알긴산을 부유물질 응집보조제로
사용해 실험실 및 정수장에서 실험한 결과, 탁도가 20-30% 개선되는
효과를 나타냈고 알루미늄 망간 등 중금속 제거효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수관련 약품구매를 담당하고 있는 상수도사업본부는
수질검사소 보고서를 완전무시하고 알긴산염의 사용을 거부하고 있다.

수질검사소는 지난해말 1차현장 투입실험결과를 상수도사업본부장에게
보고했으며 지난25일 본부와 각 정수장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알긴산염 효과실험결과" 보고회를 개최해 알긴산염의 사용을 촉구했다.

수질검사소는 이날 "알긴산염은 신속하게 수질을 호전시켜 오염부하가
큰 갈수기나 홍수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장기간에 걸친 막대한
시설투자에 의한 수질개선 효과보다 갑작스런 오염부하나 평상시 수질개선
목적으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수질검사소 이상훈소장은 특히 극심한 겨울가뭄으로 수질이 악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알긴산염을 사용하는 것은 정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상수도사업본부 김영배급수부장은 "기존 응집제보다 t당 수십배
비싼데다 효능도 믿을 수 없어 구매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부산YWCA등 시민단체들은 부산시가 수천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시설등을 설치하면서 수억원이 아까워 양질의
수돗물 공급을 꺼리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