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한국의 모노크롬"전이 1~25일 서울종로구사간동 갤러리현대
(734-6111)에서 열리고 있다.

출품작가는 정창섭 윤형근 김창열 박서보 정상화 이우환 하종현 김기린
이승조 서승원 최명영 이동엽씨등 70년대 한국의 모노크롬회화를 대표하는
작가 12명.

모노크롬화는 60~70년대 서구화단을 휩쓸었던 미니멀리즘에 비견되는
화풍으로 같은 색조를 명도와 채도를 달리해 그리는 단색조회화를 일컫는다.

70년대초 우리나라에 도입된 모노크롬은 흰색 중심에서 미세하고 미묘한
뉘앙스를 지니는 중간색으로 발전.정착돼왔다.

흰색을 많이 사용한 것은 조선백자나 전통가옥의 창호지문을 연상시키는
우리민족의 전통적인 색깔과 일치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서보 정상화 이우환 서승원 최명영 이동엽씨등은 흰색을 주조로 한
백색모노크롬의 대표작가.

김기린 윤형근 하종현 정창섭 김창열 이승조씨등은 검정이나 빨강 파랑 등
원색을 즐겨 사용했다.

모노크롬작가들의 미술적 성과중 또한가지는 그리는데 있어 색다른 방법을
개발한것.

이들은 물들이기 (윤형근) 캔버스뒷면에서 물감 밀어올리기 (하종현)
뜯기와 메워가기 (정상화) 칠하고 긁고 덧칠하기 (김기린) 긋기 (박서보)
기하학적 구성을통한 공간작업 (서승원) 등 새로운 방법을 찾아 회화의
평면구조에 대한 관심을 표출했다.

이에따라 한국의 모노크롬은 서구및 일본등지에서 그 독창성을 인정받게
됐을 뿐만 아니라 전통과 현대가 이상적인 형태로 결합된 현대미술의 한
장르로 자리를 굳혔다.

8일 오후3시에는 "모더니즘과 반모더니즘의 상반"(김영순)을 주제로 한
강연회, 8일 오후4시(이동엽)와 15일 오후3시(박서보)에는 작가와의 대화
시간이 마련된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