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과 삼성전자의 주가 전망"

"제너럴 모터스와 현대자동차의 내재가치 비교"

증권사 객장에서 매일 보게되는 투자분석자료에 이런 제목이 수시로 실리게
될 날도 멀지 않았다.

오는 5월부터는 외국기업의 주식도 일정한 자격만 갖추면 국내 주식시장
에서 거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원주를 상장시키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들고 절차도 복잡해 대신 주식
예탁증서(DR)를 상장시킬 예정이다.

그렇지만 DR도 자유롭게 사고 팔수 있고 배당도 받게 되는등 원주와 큰
차이가 없다.

외국기업 주식이 국내 증시에 상장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무엇보다 국내기업의 주가가 외국의 동업종 주가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이 세계적인 기업과 국내기업의 주가를 늘 비교하게 될 뿐아니라
환율 국제금리 세계경기등 기업의 경영여건에 대해서도 더 많은 정보가
우리 주식시장에 흐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상장사들의 주주에 대한 대접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 기업들의 경우 싯가배당이 일반화되어 있고 배당률도 국내기업들
보다 높아 투자자들이 국내기업에도 같은 조건을 요구할 것은 당연하다.

평균배당률을 보면 지난 94년의 경우 미국 2.9% 영국 4.4% 독일 3.3%등으로
우리나라(1.2%) 보다 훨씬 높았다.

배당률이 지금보다 높아진다면 시세차익을 노리고 단기매매하는 투자자들은
줄어들고 장기투자가 늘어나게 될 것이다.

또 선진국 기업들의 경우 소액주주들에게 자사제품에 대한 할인혜택을
주는등 우대하는 점을 국내기업들도 배우게 될 것이다.

소액주주를 우대하면 기업 이미지가 좋아질 뿐 아니라 주식이 분산되고
장기보유하는 투자자가 늘어 주가도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기업 주식의 국내상장은 국내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재정경제원은 국내외 증시여건을 감안해 올해 10개정도를 상장시킬 계획
이라고 밝혔다.

선진국 주식시장의 경우 상장된 기업의 10%정도가 외국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 주식시장에서도 상장되는 외국기업수가 계속 늘어나겠지만
당장은 주식시장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수를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외국기업이 거래량이나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시장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최근 3년간 순이익 50억원이상을 내야 하고 자기자본도 500억원이상
이어야 한다고 자격을 제한했기 때문에 실제로 상장될 회사는 "블루칩"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앞두고 추진되는 것이니 만큼 "미국
기업"이 상장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상장된 외국기업의 주가는 같은 업종의 주가는 물론 국내 간판
기업들의 주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은 틀림없다.

투자자들도 해외 증시에 더 큰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또 국내기업의 영업실적이나 배당률 등을 국제수준과 비교해 투자할
것이다.

국내증시에 상장될 외국기업의 주가도 관심거리다.

DR를 국외로 가져가 거래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외국주식시장에서의
주가가 국내주가에 그대로 반영되지는 않겠지만 큰 영향을 미칠 것만은
틀림없다.

처음에야 세계 유명회사의 주식을 보유했다고 기분이 들뜰 수도 있겠지만
주가가 떨어지면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회사의 주가도 큰 폭으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외국기업의 주식을 살 때도 신중해야 한다.

선진국증시의 경우 등락폭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단기간에도 주가가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경계심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언제 하락세로 돌아설지 알 수 없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외국회사가 국내상장을 위해 공모할때는 세계주식시장
움직임과 세계경기등을 신중하게 고려해 청약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선진국 기업들의 경우 신주도 싯가로 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공모주 청약은 무조건 남는 장사라는 생각은 틀릴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 김용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