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심사에서 탈락한 신한국당 현역의원들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모
아지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잘못된 당의 판단을 유권자들의 심판으로 보여주겠다"
고 벼르면서 신한국당을 탈당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중 상당수는 여권성향의 자민련으로 말을 바꿔타고 권토중래할 의
지를 불태우고 있다.

일부는 공천탈락을 계기로 아예 정치에서 손을 떼겠다는 입장을 보이
고 있다.

신한국당에서 공천탈락한 의원들은 자민련행으로 속속 발길을 돌려
자민련은 뜻밖에 횡재를 보게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2일 공천발표직전 당사로 찾아와 "신한국당은 공당이 아닌 사당"
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던 박제상의원(경기과천.의왕)은 3일 자민련에 입
당했다.

김동권의원(경북의성)도 곧 신한국당을 탈당,자민련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종수(강원춘천을)유승규의원(강원태백.정선)은 일단은 무
소속 출마의사를 표명하고 있으나 자민련입당설이 나돌고 있다.

구미갑을 노크했던 박재홍의원은 박세직의원에게 밀리자 자민련으로 옮
겨 구미갑에 내정된 사촌동생 박준홍전대한축구협회장과 지역구 조정을
협의,박전회장을 구미을로 돌리고 자신은 구미갑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텃밭인 부산.경남지역의 상당수의원들은 공천탈락이 확정되자
마자 곧바로 무소속 출마채비를 갖추고 자신들을 버린 신한국당을 "응
징"할 태세에 돌입했다.

정상천의원(부산 중.동구)은 발표직후 집단 탈당계를 제출한 1천여명의
지지자를 등에 업고 무소속출마를 선언했다.

또 곽정출(부산서구) 배명국의원(경남진해)과 지난해부터 경북영천에서
지역기반을 다져온 최상용의원(전국구)도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
다.

선거구가 통합되면서 이강두의원(경남합천.거창)에게 패배한 권해옥의
원은 전국구 배려를 기대하는 가운데 무소속 출마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김영삼대통령의 고교동기이자 오랜 후원자인 송두호의원(부산북구.강
서을) ,이상희전과기처장관에게 밀린 허재홍의원(부산남갑)과 신상식의
원(경남 밀양)이승무의원(경북문경.예천)등은 출마여마를 심사숙고중이
나 지역구여론에 떠밀려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반면 권익현의원에게 고배를 마신 노인환의원(경남 산청 .함양),김기
춘전법무장관이 낙점된 경남거제의 김봉조의원은 "총선에 큰 뜻이 없다"
고 밝혀 불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 김호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