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작은 휴양도시 다보스에 전세계 1,500여명의 정치 경제
언론 과학계 지도자들이 모여 주요 국제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세계 경제-사회 발전을 위해 최고 의사 결정자들이 이렇게 모이는
이유는 격의없이 직접적인 의견교환을 할때 이해관계에 얽힌 복잡한
문제에 대한 창조적 해결책을 논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시작하여 오는 6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26차 세계경제포럼(WEF)연
차회의 주제는 "지속적인 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이다.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회합은 디지털 정보혁명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논의에서 부터 보스니아 사태를 매듭짓고 발칸 지역의
미래를 여는 현안 논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다보스 포럼은 세계 각처의 지도급 인사들이 연초에 모여 1주일간
집중적으로 세계문제를 공부하고 논의하는 상호학습의 장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종현 전경련회장을 비롯 20여명이 참석하고 있다.

세계 경제포럼은 전세계 70여개국의 국제화된 1,000여개 기업을
회원으로 하고 있으며 기업 총수들이 직접 참여한다.

그리고 매년 학자 정치인 과학자 예술인 사상가 및 국제기구 언론계대표등
900여명을 초청해 자유로운 토론의 장을 벌인다.

이처럼 세계의 유수 기업인들이 많은 시간과 경비를 부담하면서
참여하는 이유는 글로벌 경영체제에서 직면하는 의사결정의 리스크를
줄이고 불확실성을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산 정보가 여기서 얻어지고
교환되기 때문이다.

슈퍼파워에 의해 지배되던 세계경제질서 형성이 다자간 협상 중심의
다극체제로 옮아가면서 국가간 이해관계의 조정과 협상이 복잡해지고
있다.

지난 71년 설립되어 4반세기동안 계속돼온 다보스 포럼은 이제 무한경쟁에
접어들고 있는 글로벌라이제이션 시대에 기업경영에 요구되는 산
정보를 교환하는 배움터다.

세계 경제포럼은 또한 국제경영개발원(IMD)과 공동으로 세계 주요국의
국가경영 성적표라고 할 국가경쟁력 평가보고서를 매년 발표하는
것으로 우리에게 최근 잘 알려져 있다.

약 400개에 달하는 분석 통계와 지표중 3분의1에 해당하는 설문조사
자료는 기업인들이 산업현장에서 느끼는 기업경영환경의 질을 계량화한
내용으로 매우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95년 보고서는 세계 12위권의 "양적 규모"를 가진 한국이 경쟁력
수준에서는 24위에 그쳐 "질적 성숙"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바
있다.

특히 낙후된 금융과 정부의 시장개입,그리고 안이한 기업경영 태도와
폐쇄적인 국민의식을 우리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밖에도 세계 경제포럼은 특별 사안이나 수요에 따라 9개의 클럽을
운영하며 지역별 또는 산업별 포럼을 개최해 세계 경제질서 형성에
영향력있는 비공식적 의견형성기구가 되어가고 있다.

21세기 동북아시아는 세계경제의 핵심 성장권이 될 것이다.

역동적인 성장다이내미즘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교환하고 한국의
세계화전략을 펼칠 서울 세계 경제포럼의 창설을 제안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