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도시행정학자인 손정목서울시시사편찬위원장(68.전서울시립대교수)이
일제강점기의 도시화과정및 도시사회상에 관한 14년간의 연구 결과를 2권의
책으로 펴냈다.

"일제강점기 도시사회상연구"와 "일제강점기 도시화과정연구"(일지사간)가
그것.

"국내 사학계의 일제시대 연구는 독립운동사에 편중돼 있습니다.

경성(서울) 부산 평양등 당시 도시들의 시대상 구명을 통해 일제
침략정책의 실체를 밝히고자 했습니다" 손위원장은 77년 박사학위(단국대)논
문 "조선시대 도시사회 연구"의 출간을 시작으로 "한국개항기 도시변화과정
연구"(82년) "한국개항기 도시사회경제사 연구"(82년) "일제강점기
도시계획 연구"(90년) 등의 저서를 낸 국내 도시행정학 분야의 선구자.

77년 서울시립대에 국내대학 최초로 도시행정학과가 개설될 당시 산파역을
맡은 뒤 94년2월 정년퇴임때까지 서울시립대교수로 재직했다.

"조선시대사 정리에 3년,개항기 집필에 4년이 걸린데 반해 일제시대사에는
무려 14년이 소요됐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서울대도서관 등 국내는 물론 일본 국회,
동경대, 경도대, 동경경제대 등에 외국에 흩어져 있던 자료를 찾아 관련
내용을 묶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88년 수술때문에
입원했던 시기와 일요일 외에는 쉬어본 적이 없다는 손위원장의 얘기가
아니더라도 2권의 저서가 빛을 보기까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투여됐음은
책을 통해 쉽게 알수있다.

아직 국내에 공개되지 않은 각종 희귀자료사진과 매10년마다 조사된
도시인구변화, 일본인의 도심부 점거에 따른 남.북촌의 등장과 이들
촌락의 경제력 비교, 조선총독부청사 건립과정, 매춘업 실태, 일제강점기의
도시부 조선인.일본인 직업실태 등 자료만 해도 놀라운 분량이다.

"일제강점기 도시사회상연구"에 수록된 20~30년대 경성의 직업별 인구를
보면 조선인 직업은 남의집 고용살이(8.9%) 날품팔이(7.4%) 물품판매업주
(6.9%) 점원.판매원(5.7%) 노점상.행상인.호객상인(3.6%)순이다.

"일제강점기 도시화과정연구"가운데 "회사령과 그 영향"에 관한 논문은
94년 일본에 소개돼 일본학계에 대단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앞으로 해방후 50년동안의 비사와 이면사를 중심으로 "서울이야기"
(가칭)를 펴낼 생각입니다.

후손들이 서울의 어제와 오늘을 알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서울시공직자로
근무한 경력과 개인적인 경험을 함께 묶어볼 생각합니다.

올해말까지 집필을 끝낼 계획인데 모두 펴내면 "서울도시계획이야기"
(3권) "서울도시개발이야기"(3권) "서울도시교통이야기"(2권) 등 총8권이
될 것같습니다"

손위원장은 51년 고등고시 행정과에 합격해 서울시 기획관리실장과
도시계획국장(70~77년)을 거쳐 서울시립대교수를 지냈다.

<김수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