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은행임원인사가 시작됐다.

강원은행은 5일 은행장후보 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은행장후보로 최종문
현행장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한미은행도 6일 열리는 은행장추천위원회에서 차기행장후보를 선출한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도 조만간 행추위를 열고 새로운 행장을 뽑는다.

그동안 물밑에서만 벌어지던 주총레이스가 본격화된 것이다.

올 주총에서 임기를 맞는 임원은 총71명이다.

25개 시중은행이 31명이고 10개 지방은행이 22명이다.

주총과 관계없이 올해 임기를 맞는 특수은행임원도 18명에 달한다.

이밖에 은행연합회(3명)와 금융결제원(2명)등 금융유관기관까지 합하면
76명의 임원이 올해 임기가 만료된다.

이같은 숫자는 지난해 임기만료 임원이 98명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그리
많지 않은 수준이다.

그러나 올 주총인사를 임기만료임원 숫자로만 가늠하는건 다소 성급하다.

은행들을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해 은행들의 경영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듯
하다.

책임경영이 강조되는 풍토이다보니 현경영진들중 일부는 임기에 관계없이
퇴진할 가능성이 높다.

사회전반적으로 불고 있는 세대교체바람도 무시할수 없다.

여기에 연공서열식 인사관행의 타파를 요구하는 직원들의 바램과 지난해
발생했던 비자금사건도 간접적으로나마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변화의 조짐은 이미 대구은행에서 표면화됐다.

임기가 2년이나 남은 홍희흠 대구은행장이 돌연 사임을 표명했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홍행장의 용퇴는 다른 은행장과 임원들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게
분명하다.

따라서 올 주총도 예외없이 "인사태풍"이 몰아칠게 분명하다.

우선 은행장들을 보자.

올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은행장은 홍세표한미은행장 이창희부산은행장
최종문강원은행장등이다.

정부임명직인 박종석주택은행장과 이우영기업은행장도 오는 4월1일 임기를
맞는다.

이중 중임임기가 마치는 이부산은행장은 이미 퇴임이 확정됐다.

홍한미은행장도 연임가능성이 높다.

홍행장이 한미은행을 은행답게 만든 주인공으로 평가되는 내부 분위기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부산은행장후임엔 일단 이연형전무의 승진이 유력하다.

이행장자신이 이전무를 선호하고 있는데다 부산은행출신이라는 점이 강점
으로 꼽힌다.

그러나 노조등 일부 직원들은 공공연히 "외부행장영입"을 주장하고 있어
변수다.

행장이 외부에서 영입될 경우엔 이 지역출신인 최연종은감원부원장이 거론
되고 있으나 본인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홍희흠대구은행장 후임엔 서덕규전무의 승진이 확실해 보인다.

홍행장의 중도퇴진의 변이 "후진양성"인데다 내부의 거부감도 없는 편이다.

그러나 김극년감사의 수직상승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오히려 금융계의 관심사는 이기업은행장과 박주택은행장의 연임여부다.

두 사람은 그동안의 양호한 경영실적등에 미뤄 일단 연임자격은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국책은행의 성격상 대주주인 정부, 구체적으론 재경원의 의사가
중요할수 밖에 없다.

만일 두 행장중에서 물러나는 사람은 오는 6월 설립되는 예금보험공사
사장으로 수평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들 외에도 이번 주총에서 거취가 주목되는 은행장은 많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던 동화 평화 충북은행과 무배당을 기록했던 제일
서울 동남은행등 6개은행의 은행장은 주주들로부터 경영부실책임을 추궁
받을게 분명하다.

< 하영춘.김성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