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양국은 5일 남북당사자가 한반도문제를 해결하며 미국이 한국을 배제
한 채 북한에 접근하지 않는다는 기존원칙을 재확인하고 대북공조체제를 강
화하기로 합의했다.

이같은 합의는 식량지원과 제재완화 등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양국간에 빚
어진 것으로 불협화음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방한중인 안소니 레이크미대통령안보보좌관은 이날 공노명외무장관 유종하
청와대외교안보수석 김영삼대통령 권오기통일부총리 등을 차례로 예방한 자
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미국의 대북정책을 남북관계개선에 기여하는 방향으
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레이크보좌관은 이번 연쇄회담에서 방문목적을 포괄적 중장기적 대북정책
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 미국이 북한의 남북관계개선노력 등에 상
응하는 단계적 제재완화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회담에 배석한 정부의 한 당국자는 "미국이 북한의 추가제재완화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추가적인 대북식량지원 및 제재완화,미국의 한국에 대
한 중유재원분담 요청 등과 관련,"레이크보좌관이 구체적으로 이 문제를 제
기하지 않아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레이크보좌관은 세계식량기구(WFP)에 대한 2백만달러 기탁조치와 관련,우
리측에 대해 순수한 인도적차원의 소규모 상징적인 조치로서 지난해 북한지
역의 수재 지원을 위한 제한된 목적이라고 우리측 설명했다.

한-미양국은 경수로지원문제 중유제공 등 미북합의 이행상황 전반에 관해
서도 점검하고 앞으로 미북합의의 순조로운 이행을 위해 공동노력을 계속
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레이크보좌관은 6일 게리 럭주한미군사령관 등을 만난 뒤 오후 4시55
분 일본을 향해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허귀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