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3대 무역대국인 우리나라는 아이러니하게도 물류에 관한한 "불모지"
나 다름없다.

물류전문가들이 물류관련 시설.운영.제도등 모든 측면에서 선진국에 비해
20여년의 격차가 있는 후진국이라고 단언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우리나라
물류의 현주소가 어떠한지는 짐작할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물류비는 도대체 어느 정도고 얼마나 심각한 것일까.

지난 94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물류비는 국민총생산(GNP)대비 15%,
제조업총매출액 대비 17%선인 총 43조원으로 추정된다.

미국등 주요 선진국의 물류비가 제조업총매출액 대비 7~10%인 점을 감안
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특히 물류비중에서 수송비가 72%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수송비중
에서는 자동차에 의한 도로수송비가 65%로 가장 많은 것은 우리나라 물류비
구성의 특징으로 꼽힌다.

분야별로 보면 수송부문의 경우 자동차는 연평균 25%의 증가추이를
나타내고 있지만 도로공급은 연평균 1.9%에 불과, 대도시는 물론 지방
간선도로까지 체증이 확산되고 있고 이에따른 혼잡비용이 9조원을 훨씬
웃돌고 있는 실정이다.

철도도 경부 중앙 전라 영동 태백등 주요 노선이 이미 용량한계에 도달해
열차의 추가투입이 어려운 상태고 항만과 공항은 시설부족으로 만성적인
체화현상을 빚고 있다.

화물터미널도 단순히 알선대기소.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을뿐 제구실을
못하고 있고 2가지이상 수송수단으로 연계수송되는 화물은 8.6%에 그치고
있을 정도로 비효율성이 심각하다.

보관부문을 보더라도 화물창고 대부분이 영세한데다 그나마 83%는 정부
양곡창고다.

또 개별기업차원에서의 집배송단지의 건설이 간간히 이뤄지고 있는 반면
업종별 공동집배송단지나 유통단지의 건설은 극히 부진하다.

물류기계화와 자동화를 위해 긴요한 표준팔래트의 사용율도 10%수준에
불과하며 물류정보를 제공하는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지 않아 불필요한
시간낭비와 교통량 발생을 유발하고 있다.

게다가 물류관련 법규와 규제가 복잡다기하고 물류관련 업종이 다양해
경쟁력있는 전문물류업체의 육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물류전문인력
또한 태부족인 상황이어서 물류비가 기업체의 발목뿐만 아니라 국가발전의
숨통을 틀어쥐고 있는 최대 걸림돌로 부각되고 있다.

< 김삼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