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월드베스트 제품의 품목과 수를 확대, 그룹의 경영전략
차원으로 격상시킨 것은 "무한 경쟁시대"를 맞아 국내 상품의 가장
취약한 부분인 "일류이미지"를 확고히 정착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같은 신 전략은 국내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무한 경쟁시대"의
위기를 창조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승부수다.

"밀림의 법칙이 지배하는 무한 경쟁시대에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선
일류사업과 일류제품 그리고 세계 제일의 기술로 무장하지 않으면
안된다"(이건희회장 신년사)는 그룹회장의 의지와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이미 국내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유명 기업들과 피나는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다.

심지어 국내 시장조차 미국 일본등 선진국기업 제품이 막힘 없이 들어올
수 있는 "무풍지대"로 변모했다.

이처럼 격변하고 있는 시장에서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유일하다.

"제품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또 이를 기반으로 "싸구려"이미지를 벗는 일이다.

월드베스트 제품전략은 결국 무한경쟁시대 초일류기업으로 부상하기 위한
유일한 해법인 셈이다.

제품전략에서의 이같은 "초일류주의"는 곧 삼성 신경영의 핵심인
품질위주의 경영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이건희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질 위주의 경영은 이제 고객의 신뢰와
감동을 이끌어내는 일류품질과 서비스로 가시화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룹회장의 신년사는 "신 월드베스트 전략"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던
셈이다.

삼성의 이같은 전략은 이미 지난해부터 일부 계열사에서 추진돼 온것이
사실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명품 TV"를 개발, 세계 최대의 가전시장인 미국에서
일본 소니사 제품과 맞먹는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마케팅 전략을 새행중에
있다.

그러니까 월드베스트 제품전략은 제품을 최고급이미지로 굳히는 한편
제품의 제값을 받겠다는 내요을 골자로 하고 있다.

"국내 베스트"를 달성했다고 자부하는 삼성그룹이 "월드베스트
경영전략"을 통해 실제로 자사 제품을 세계 시장에 포지셔닝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의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