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이 사라진다.

적어도 금융거래에 관한한 그렇다.

국내 신용카드를 가지고 외국에서도 얼마든지 물건을 구입할수 있다.

직불카드를 사용하면 다른 나라에서 물건을 사는 즉시 국내의 예금계좌에서
돈이 빠져 나간다.

그런가하면 개인간 은행간에 돈을 보내고 받을수도 있다.

자금이체는 물론 무역금융이나 유가증권관리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전자금융은 국경을 허물고 언어와 화폐의 상이함을 뛰어 넘어 말그대로
"지구촌"을 만들어 냈다.

이런 거래는 국내은행이나 카드회사가 외국과 전화선이나 광케이블로
촘촘히 연결돼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외국에서 각종 거래정보를 조회하는 즉시 그 결과가 전송된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화폐단위가 달라도 얼마든지 사용할수 있는 공통의
화폐를 전자금융은 창출해 냈다.

현재 세계금융권을 엮어주는 전산망은 뱅크넷시스템과 플러스시스템
스위프트시스템등 크게 세가지가 있다.

뱅크넷시스템은 마스터카드사가 구축한 전산망으로 흔히 시러스전산망으로
불린다.

현재 60개국 2만5,000여 은행이 가입, 세계 최대규모로 꼽힌다.

이 시스템은 한마디로 국제적 CD와 ATM중계망이다.

회원은행의 고객이 외국회원은행의 CD나 ATM을 통해서 현금을 인출하거나
현금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자국통화나 현지통화로 자유롭게 찾을수 있다.

가맹점에 가면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로도 사용할수 있다.

국내와 하나도 다를게 없다.

국내 금융기관과 외국의 가맹점(백화점이나 식당 숙박업소)이 리얼타임으로
연결되고 있는 덕분이다.

플러스시스템은 뱅크넷시스템과 기능이나 성격이 유사하다.

비자카드가 독자적으로 구축한 전산망이라는 점이 다르다면 다른 점이다.

스위프트시스템은 스위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금융전산망으로 은행간거래를
청산해 주는 시스템이다.

국내에서는 외국은행지점을 포함해 모두 53개은행이 가입해 있다.

92년말 현재 가입국은 모두 89개국이며 총 이용기관은 3,300여개에 달하고
있다.

이 전산망을 이용하면 금융업무관련 통신네트워크는 물론 자금이체 고객
송금 계정처리 무역금융 유가증권관련업무도 가능하다.

이밖에도 외환딜링룸을 연결해주는 전산망등 각종 금융전산망이 전세계를
촘촘히 엮어가고 있다.

국제금융전산망은 전자통신기술의 발달과 함께 활용정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예컨대 현재는 국제전화선이나 텔렉스에 의존해 가동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통신위성을 이용, 천재지변에 관계없이 거래정보이용이 가능해진다.

또 인터넷을 이용, 국내에 앉아서도 외국 유명백화점물건을 살수 있게될
전망이다.

전자금융이 세계를 1일생활권, 나아가 "1초생활권"으로 묶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7일자).